여상덕 사장이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사업 능력을 보여줄 시험대에 올랐다.
여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올레드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LG전자 새 스마트폰 V30에 올레드를 탑재하면서 TV용 대형 올레드에서 확인된 기술력을 중소형 올레드에서도 확인해줘야 한다.
여 사장이 중소형 올레드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을 경우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공개한 새 스마트폰 V30에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가 처음 장착되면서 중소형 올레드의 강자 삼성디스플레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분기 기준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유율 95%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조만간 내놓을 아이폰8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를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V30 화면이 갤럭시노트8 등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줄 경우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수주와 투자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기업들은 중소형 올레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구조을 깨고 안정적으로 중소형 올레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올레드를 탑재하는 스마트폰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 세계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LCD와 올레드의 비중이 지난해 59대 41에서 올해 55대 45를 거쳐 내년 41대 59로 뒤집힐 것으로 전망했다.
TV는 이미 올레드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와 소니는 올레드TV를 앞세워 전세계 TV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퀀텀닷LCD 기술에 바탕한 QLEDTV를 내세워 프리미엄TV시장을 지키려 하지만 올레드의 도전에 맞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올레드패널사장을 99%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독점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로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해 올레드패널 위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2020년까지 올레드TV패널 증설에 5조 원, 중소형 올레드 증설에 1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여상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올레드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상범 부회장이 전체사업을 총괄한다면 여 사장이 올레드사업을 전담하는 구도다.
▲ LG전자의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 |
여 사장은 1979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한 이후 40년 가까이 디스플레이 연구에 매진해 디스플레이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 역사상 처음 나온 연구개발(R&D)분야 출신의 사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부터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서 올레드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 사장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42인치와 52인치, 55인치 LCD패널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이를 통해 LCD는 기술적 특성상 대형화가 불가능하다는 업계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듣는다.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올레드로 체질을 바꾸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LG디스플레이가 2014년 올레드 관련 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여 사장은 사장이 된 뒤 올레드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올레드가 성공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