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한화그룹 태양광계열사 지원부담을 한화종합화학과 나눠 짊어지고 태양광사업을 확대한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한화그룹 태양광계열사를 혼자서 지원해왔지만 올해부터는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을,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큐셀코리아를 지원하면서 태양광계열사 지원부담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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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한화그룹 태양광계열사를 따로 맡아 지원하고 있다.
한화큐셀코리아 지분은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한화종합화학이 50.15%, 한화케미칼이 19.44% 보유하고 있다.
한화큐셀 지분은 한화솔라홀딩스가 93.97%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화케미칼이 한화솔라홀딩스 지분을 100% 들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한화큐셀코리아의 지분을 39%나 보유하면서 한화그룹 태양광계열사를 혼자서 지원해왔는데 지난해 말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큐셀코리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한화큐셀코리아가 한화종합화학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갔다.
한화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한화그룹 태양광계열사를 각각 나눠 맡아 지원하면서 재무적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경훈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태양광계열사가 전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증설을 지속하는 등 당분간 부족자금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며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케미칼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이 두 기업이 한화그룹 태양광계열사를 나눠서 지원하면서 태양광계열사 지원부담이 크게 완화됐다”고 바라봤다.
한화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태양광계열사를 나눠 재무적 지원에 나선 덕분에 한화그룹의 태양광계열사들도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코리아는 6월에 400억 원, 8월에 900억 원 규모로 사모회사채를 발행해 모두 13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충북 진천군에 있는 태양광셀공장의 생산설비를 3GW(기아와트) 규모로 증설하는 데 투자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증설작업이 끝나면 한화큐셀코리아의 진천공장 태양광셀 생산능력은 4.5GW로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의 태양광셀공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화큐셀코리아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부채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코리아는 부채총계가 별도기준으로 2015년 말 2935억 원에서 지난해 말 8406억 원으로 증가했는데 올해는 부채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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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
한화큐셀코리아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7654억 원, 영업이익 1007억 원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부담이 매우 커진 셈인데 한화종합화학을 믿고 막대한 자금을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큐셀코리아를 맡으면서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은 전 세계 곳곳에 태양광셀과 태양광모듈 공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태양광관련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다.
한화큐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의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 태양광모듈을 1GW규모로 공급하면서 6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이런 대규모 공급물량이 없어 상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한화큐셀은 당분간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한화케미칼이 이런 상황을 버티는 데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