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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의 동부특수강 인수무산이 아쉬운 이태성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10-24 2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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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아의 동부특수강 인수무산이 아쉬운 이태성  
▲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세아그룹 후계자인 이태성(35) 세아홀딩스 상무가 시련을 겪고 있다.

이태성 상무는 특수강시장에서 세아그룹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동부특수강과 포스코특수강 동시인수를 주도했다. 그러나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에 넘겨줬고 포스코특수강 인수도 불투명해졌다.

이태성 상무은 이번 특수강 인수에서 성과를 내 세아그룹 후계자의 입지를 굳히려고 했다. 그러나 두 특수강 인수에서 애초의 구도가 흔들리면서 후계자로서 경영능력을 입증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태성 상무는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로 명실상부 세아그룹 후계자로 꼽힌다.

세아그룹은 이운형 회장과 동생 이순형(65) 세아홀딩스 회장 일가가 함께 가족경영에 나서고 있다. 큰집과 작은집이 사이좋게 주요계열사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태성 상무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팔고 있어 승계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세아홀딩스 “후회나 아쉬움 없다”

세아홀딩스는 24일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현대제철을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세아그룹은 현대제철이 특수강 상공정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동부특수강 인수를 통해 하공정시장까지 진출하려 하자 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등 두 곳을 동시에 인수하려 했다.

세아홀딩스는 “우리 회사의 입찰 참여 취지가 특수강시장의 공정한 시장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산업 생태계와 시장 구성원들을 지켜내는 것이었던 만큼 건전하고 정의로운 시장질서가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그만큼 세아홀딩스가 동부특수강 인수에 대해 뼈아파하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한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세아홀딩스는 “앞으로도 특수강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성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시장구성원들과 동반성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과 달리 시장은 세아그룹에 대해 실망감이 드러냈다.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제철이 선정되자 세아그룹 주요계열사 주가가 이날 줄줄이 떨어졌다.

세아홀딩스 주가는 24일 전날보다 1.65% 떨어진 17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세아제강(8만3200원), 세아베스틸(3만2600원), 세아특수강(2만5200원) 주가도 각각 2.58%, 3.55%, 9.68%씩 떨어졌다.

◆ 이태성은 너무나 아쉽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의 실망감은 무척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동부특수강 인수하는 데 선봉장으로 나섰다.

이 상무는 지난 5월 산업은행이 동부특수강 매각작업에 착수하자마자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특별팀을 꾸렸다. 본입찰을 앞두고 진행된 실사에 김기용 세아홀딩스 전략기획팀 수석이 참석했는데 김 수석은 이 상무를 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상무에게 동부특수강 인수 실패가 더욱 아쉬운 이유는 동부특수강 인수가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선 이태성 상무의 첫 성과로 기록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지난해 3월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해외 출장길에서 갑작스레 작고한 뒤 한동안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 상무는 올해 들어 공식성상에서 세아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과 동반해 참석했다. 이 상무가 세아그룹을 대표해 공식적 행보에 나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상무는 지난 5월 세아그룹이 인수한 이탈리아 특수강회사 이노스텍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7월 철강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 상무는 세아그룹의 후계자로 꼽히지만 후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포스코특수강도 인수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이태성 상무가 후계자로 자리잡기까지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아의 동부특수강 인수무산이 아쉬운 이태성  
▲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 이태성, 언제쯤 경영능력을 인정받을까


오승철 포스코 상무는 지난 23일 열린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올해 안에 완료될 지 내년으로 넘어갈 지 현재 가늠하기 애매하기 때문에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만약 매각에 실패할 경우 상장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포스코가 사실상 포스코특수강 매각협상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포스코가 지난 8월 포스코특수강 매각에 나서자마자 세아그룹은 인수의향을 밝혔고 속전속결로 인수협약까지 맺었다. 세아그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데 이태성 상무가 꾸린 특별팀의 역할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 인수협약을 맺은지 두 달이 지나도록 아직 현장실사도 못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반발에 발이 묶이면서 협상이 지연되자 포스코가 매각에서 상장으로 선회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아그룹의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태성 상무는 동부특수강에 이어 포스코특수강까지 놓치게 될 경우 올 한해를 소득 없이 끝내야 한다.

이 상무는 올해 초 특수강시장 1위 수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월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세아베스틸은 업계 강자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쉽지 않은 시장이 되겠지만 경기만 잘 받쳐준다면 우려하는 것보다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아그룹은 이운형 회장과 동생 이순형 회장의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한 지붕 두 가족 그룹이다. 이운형 회장과 이순형 회장의 형제애가 두터웠을 뿐 아니라 이운형 회장이 별세한 뒤 가족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화목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운형 회장 일가와 이순형 회장 일가는 주요 계열사 지분도 공평하게 나눠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태성 상무가 이운형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한 뒤 막대한 지분을 물려받으면서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어 가족경영체제에 균열이 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후계자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수 있다.

◆ 상속세가 필요한 이태성, 승계기반 굳건할까

세아그룹에 이순형 회장의 장남 이주성 세아베스틸 상무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주성 상무가 이태성 상무의 후계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

  세아의 동부특수강 인수무산이 아쉬운 이태성  
▲ 이주성 세아베스틸 상무
이주성 상무는 세아에삽, 세아베스틸, 세대스틸, 해덕기업, 세아엠앤에스 등 계열사 네 곳에서 임원을 맡고 있다.

이태성 상무와 어머니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부회장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세아홀딩스 지분 4만9139주를 매각했다.

현재 이태성 상무, 박의숙 부회장 등 이운형 회장 일가가 보유한 세아홀딩스 지분은 41.78%다. 이순형 부회장과 이주성 상무 등 이순형 부회장 일가가 보유한 세아홀딩스 지분은 37.19%다. 지분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세아홀딩스는 대부분의 세아그룹 계열사에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단 세아제강은 예외다. 세아제강의 경우 이운형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이순형 회장 일가 보유 지분보다 적다. 이태성 상무와 박의숙 부회장 등은 21.99%, 이순형 부회장과 이주성 상무 등은 24.5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태성 상무는 이운형 회장과 박의숙 부회장 슬하의 1남3녀 가운데 장남이다.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 칭화대학교 경영학석사를 수료했다.

2009년 세아홀딩스 전략개발팀 팀장으로 입사하면서 가업에 몸담았고 2011년 이사를 거쳐 상무로 선임됐다. 현재 세아홀딩스, 세아알앤아이, 세아네트웍스, 세아엠앤에스, 세아메탈, 세대스틸, 해덕기업, 한국번디 등 8개 계열사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태성 상무는 지난해 7월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의 장녀 채문선 애경산업 과장과 결혼했다. 아버지 이운형 회장과 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의 우정을 이어받아 구자홍 회장의 장남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와 친교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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