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가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미국 정유사들이 허리케인 발생에 따른 침수피해로 정유시설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정유4사가 정제마진 확대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
전유진 IBK증권 연구원은 29일 “미국 정유시설가동률이 허리케인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석유제품 가격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제품가격은 오르면서 정제마진이 확대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아시아 정유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지 업스트림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지역을 강타하면서 미국 정유사들이 이 지역 정유시설을 가동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하비는 50년 동안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불리고 있다.
텍사스주 등 침수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에는 하루에 석유제품 480만 배럴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정유시설이 몰려 있는데 이는 미국 전체 정유시설의 26%, 전 세계 정유시설의 4.9%에 이른다.
현재 가동중단된 미국 정유시설은 엑손모빌과 아람코 등 하루에 석유제품 26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향후 가동중단 정유시설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2005년 미국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피해를 안겼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당시 미국 정유사들이 침수된 정제설비와 파이프라인 등을 복구하는 데 1~3개월이 걸렸다.
이런 과거 사례를 놓고 볼 때 이번에도 아시아 정유시장에 미국수요까지 몰리면서 석유제품 가격상승과 정제마진 확대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로이터는 아시아지역 정제마진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미국 정유시설 가동중단과 여름철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배럴당 8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
|
▲ 허리케인 '하비'가 상륙하면서 물에 잠긴 텍사스주 휴스턴 도심. <뉴시스> |
정유4사는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를 때마다 한해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일 경우 정제마진 확대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보다 2.72%(1.30달러) 떨어진 배럴당 46.57달러에, 브렌트유 가격은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일보다 0.99%(0.52달러) 떨어진 배럴당 51.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정유시설이 가동중단되면서 원유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국제유가가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할 경우 정유사들이 원유를 비싼 값에 사서 저렴한 가격에 팔게 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