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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왼쪽부터),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김영섭 LGCNS 사장. |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특히 LG그룹은 LG전자, LG화학, LGCNS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을 하고 있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 효성, LS산전 등도 ESS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며 시장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으로 ESS산업 커질 듯
27일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ESS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100대 국정계획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현재 5%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량의 변화 폭이 크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담아두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공급, 전력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증가하면 ESS의 수요도 필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ESS시장은 특례요금제와 융자지원, 전용금융상품 등 정부의 에너지효율화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ESS설비의 국내 보급 2017년 상반기 89MWh로 2016년 같은 기간 55MWh보다 약 60% 증가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공공기관에 ESS설치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직접적인 지원정책도 펼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SS설치와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할 경우 추가로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우선 ESS를 설치하면 기본 전기요금을 최대 3배까지 할인해주고 ESS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전기는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요금을 할인하기 전과 비교해 최대 4.2배 요금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다양한 ESS지원제도에 힘입어 국내 ESS시장 규모는 현재 4천억여 원에서 2020년 약 8200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태양광 발전단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2025년이면 MW당 40~80달러로 석탄발전단가와 비슷해 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태양광 ESS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ESS시장도 급격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부는 ESS 세계시장 규모가 2016년 25억6천만 달러(2조8700억 원)에서 2020년 150억 달러(16조8400억 원), 2025년 292억 달러(32조7800억 원)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 LG, 현대일렉트릭, 효성 등 ESS사업 확대
LG그룹은 LG전자, LG화학, LGCNS가 ESS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ESS사업은 충전에 필요한 배터리와 ESS의 전력을 변환시켜 주는 장치인 전력변환장치시스템(PCS), ESS 제어와 관리를 담당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등 3가지로 구분된다.
LG화학은 ESS배터리를 생산하고 LG전자는 ESS용 전력변환장치시스템(PCS)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ESS 제어와 관리를 담당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는 LGCNS가 담당하며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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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 대표이사. |
LG그룹은 최근 ESS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CNS는 5월 미국에 480억 원 규모 ESS시스템을 수출했는데 국내기업 사상 최대 규모였다. 현재 LGCNS 전체 매출에서 ESS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못 미치지만 향후 수요확대에 따라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2분기에 ESS용 중대형 배터리시장 확대에 힘입어 배터리사업에서 6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LG화학은 영국 이케아의 가정용 ESS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면 유럽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정호영 LG화학 사장은 “3분기는 ESS배터리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시기여서 2분기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은 올해 ESS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80% 성장한 매출 5천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효성, LS산전 등 중전기업계 ‘빅3’도 ESS사업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대용량 ESS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전기, 가스, 용수 등 산업현장의 모든 에너지 사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면서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7월 고려아연과 세계최대 규모의 ESS 설치계약을 체결했다. 500억 원 규모로 11월까지 설치한다.
효성과 LS산전은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ESS에 집중하고 있다. 효성은 2009년부터 ESS관련 기술개발을 시작해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설비를 갖추고 있고 LS산전은 우리나라 최초 상업용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ESS솔루션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신규 석탄발전 건설 정지를 결정으로 ESS사업이 확산기에 진입했다”며 “각 기업들의 ESS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