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시멘트 인수전에 아세아시멘트나 유진기업같은 중견 시멘트회사나 레미콘회사들이 뛰어들 수도 있다.
아세아시멘트 등 중견 시멘트회사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고 레미콘회사가 인수하면 레미콘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는 한라시멘트 인수여력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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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라시멘트 예비입찰이 9월 중순에 진행되는데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한라시멘트의 최대주주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7월 한라시멘트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쌍용양회를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이미 국내 시멘트업계에 뛰어들면서 1조6천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현재 투자금 회수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도 현대시멘트 경영진을 새로 꾸리는 등 현대시멘트 인수작업을 끝낸지 얼마 안되는 데다 인수를 위해 들여온 차입금 등을 갚는 데도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시멘트 인수에 적극 나서기 쉽지 않은 셈이다.
한일시멘트가 향후 쌍용양회 인수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금력을 비축해둬야 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대형 시멘트회사와 달리 아세아시멘트와 일부 레미콘회사들은 한라시멘트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아시멘트는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동양시멘트 등 인수전 당시 잠잠한 행보를 보였는데 최근에는 한라시멘트를 인수할 의지를 보이면서 인수자문사 선정작업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아시멘트는 국내 시멘트시장에서 7위 사업자로 시장점유율이 7% 안팎에 그친다.
6위 사업자인 현대시멘트가 한일시멘트에 안긴 데 이어 5위사업자인 한라시멘트까지 매각되면 곧바로 국내 시멘트업계에서 존재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멘트 가격협상력 등이 약해져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이 18% 정도로 확대되고 내륙사에서 해안사로 영역을 넓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아세아시멘트가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다는 점도 한라시멘트 인수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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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
아세아시멘트는 부채비율이 2분기 말 기준으로 20% 후반에 그칠 뿐 아니라 현금성자산이 835억 원에 이르는 등 재무상태가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신양회와 삼표시멘트도 중견 시멘트회사로서 인수후보로 거명되지만 성신양회는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고 삼표시멘트는 삼표그룹이 최근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회사이름을 바꾼 회사라서 대규모 인수전에 나서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유진기업이나 아주산업 등 레미콘회사가 한라시멘트 인수의지를 보일 수도 있다.
레미콘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유진기업과 아주산업이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면서 수직계열화 효과 등을 볼 수 있다.
유진기업은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한라시멘트의 매각가가 쌍용양회나 동양시멘트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인수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유진기업은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1천억 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아주산업은 올해 7월 아주캐피탈 지분을 매각하면서 약 3천억 원의 매각대금을 받고 1천억 원 규모의 차익을 남겼는데 이를 한라시멘트 인수에 쓸 가능성이 떠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