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노트8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의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점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성이 떨어졌지만 기능과 활용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갤럭시노트8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수요층이 유사한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4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은 소비자용으로도 충분히 좋은 제품이지만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더 적합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 출시행사에서 신제품의 디자인 등 외적인 요소보다 고성능 반도체, 회의와 문서작성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 보안기능과 멀티태스킹의 편의성 등을 강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갤럭시노트8의 광고문구 역시 “더 큰(중요한) 일을 하라”는 것으로 결정됐다. 출시행사에서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갤럭시노트8로 화상회의와 이미지 편집 등 기능을 실행하는 모습도 시연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운데 역대 가장 큰 6.3인치 화면, 전용 ‘S펜’과 6기가 고용량 램 등을 탑재한 점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포브스는 “갤럭시노트8은 근본적으로 업무용에 특화한 기기인 만큼 삼성전자가 이런 장점을 강조하는 전략은 당연하다”며 “기업대상사업에서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능이 대폭 강화된 만큼 갤럭시노트8은 이전작과 비교해 휴대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갤럭시노트8의 무게는 195g, 두께는 8.6mm로 늘었고 위아래 길이도 16.3cm로 커졌다. 이전작인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노트FE의 무게는 약 170g, 두께는 7mm 후반대로 길이는 15.3cm 정도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8이 최근 시장흐름과 달리 크고 무겁게 출시돼 초반 거래선 반응이 이전보다 좋지 않다”며 “경쟁사들이 유리한 입장에 놓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의 제품 특징과 공략하는 주요 수요층을 경쟁사 또는 갤럭시S 시리즈 구매자와 완전히 차별화하는 전략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LG전자 등 경쟁사들이 듀얼카메라와 대화면 등 비슷한 특징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는 데 대응해 기능강화에 무게중심이 더욱 쏠린 제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8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생활뿐 아니라 업무에서도 더 많은 일을 하려는 고객에 최고의 제품”이라며 “노트 시리즈만의 특징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이 이전부터 개발중이라고 밝힌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 여부가 이번 갤럭시노트8의 흥행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
|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에 적용된 멀티태스킹 기능. |
접는 스마트폰은 펴면 태블릿으로 활용할 수 있는 8~9인치대 화면을 탑재해 활용성과 성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기술적 측면에서 휴대성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8과 접는 스마트폰의 지향점이 사실상 비슷한 만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로 기능강화에 완전히 집중한 제품의 흥행가능성을 확인한다면 출시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접는 스마트폰의 완성도와 편의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내년 등 출시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면 제품 라인업을 늘리기보다 수요잠식을 피하기 위해 성격이 비슷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대체하는 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갤럭시노트8의 휴대성이 단점으로 꼽혀 흥행에 고전한다면 접는 스마트폰 역시 크기와 무게를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불가피해 출시가 예상보다 미뤄질 수밖에 없다.
고 사장은 지난해 간담회에서 “소비자들에 의미있는 혁신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가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시점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