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에틸렌의 가격상승에 힘입어 3분기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4분기부터는 실적개선세가 꺾일 수도 있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이 최근 설비가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정기보수를 진행하면서 에틸렌 등 화학제품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등 화학기업들이 3분기 실적성장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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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
에틸렌은 원유에서 정제되는 나프타나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분해해 생산되는 기초유분인데 석유화학제품의 원재료로 널리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와 에탄을 사용해 에틸렌을 만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8월 셋째주 기준 톤당 1200달러에 이르렀다. 6월 말에 비해 36.4% 올랐다. 설비고장과 정기보수 등으로 로열더치쉘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에틸렌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가격의 급등세에 힘입어 3분기에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배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8420억 원, 영업이익 65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1.9%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4분기에도 에틸렌사업에서 실적성장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석유화학기업들이 에탄분해설비를 증설하면서 4분기부터 에틸렌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우케미칼과 셰브론이 각각 150만 톤 규모의 에틸렌생산설비를 늘려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엑손모빌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석유화학회사의 생산량 증가로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가격을 뺀 것)의 증가폭이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줄어든 6910억 원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중국에서 에틸렌제품의 수요가 확대돼 롯데케미칼이 실적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폐플라스틱의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폴리에틸렌(PE)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에틸렌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설에 따른 공급량 증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