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에서 발생한 폭발사고가 전기적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양경찰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21일 “합동감식을 진행한 결과 폭발사고에 영향을 줬을 만한 외부요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잔여기름탱크 내부에서 전기불꽃이 발생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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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를 수사하는 해경수사본부는 21일 실시된 현장 합동감식에서 잔여기름탱크 안에 설치된 방폭등 4개 가운데 1개가 깨진 사실을 확인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
수사본부는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폭발사고가 발생한 잔여기름탱크 내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합동감식했다.
수사본부는 탱크 안에 가스폭발의 위험성이 있는 곳에서도 안전하게 쓸 수 있게 만든 조명인 방폭등 4개 가운데 1개가 파손된 것을 합동감식에서 발견했다.
수사본부는 나머지 3개가 폭발사고에도 멀쩡하다는 점을 들며 STX조선해양 협력기업 노동자들이 도장작업을 하던 중에 방폭등이 파손돼 전기불꽃이 발생하면서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깨진 방폭등을 맡겨 정밀 분석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노동자들이 도장작업에 쓰던 작업등과 연결된 피복이나 잔여기름탱크 내부에 있던 가스를 밖으로 빼내기 위한 팬과 연결된 피복이 벗겨져 전기불꽃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방폭등 파손이나 피복 노후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잔여기름탱크 내부에 있던 유증기(공기에 분포된 기름방울)가 전기불꽃과 만나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합동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오전 11시37분경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STX조선해양 조선소에서 건조중인 화물운반선 안에 있던 잔여기름탱크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임모(53)씨 등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던 STX조선해양 협력기업 노동자 4명이 숨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