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더블스타의 진짜 노림수는 뭘까?
중국 타이어회사 더블스타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과정에서 돌연 가격을 낮춰줄 것을 채권단에 요구한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돈다.
|
|
|
▲ 차이용선(柴永森) 더블스타 회장. |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18일 더블스타의 매각가격의 인하요구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실적과 주가 등이 매각입찰을 진행할 당시보다 많이 줄어들거나 떨어졌다”며 “이에 적절한 가격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최근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대금을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매각대금을 9550억 원에서 16.2% 낮춰 8000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의 인하폭이나 가격인하 요구를 받아들일지 등을 주주협의회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 확답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주식매매계약상 해지권이 발생했지만 이를 행사하지 않고 산업은행에 가격조정을 요청한 만큼 금호타이어 인수의지를 아직 꺾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는 16일 오전 한국법인인 싱웨이코리아 명의로 산업통상자원부에 금호타이어 방산사업부문의 인수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인수를 위한 실무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되살아난다.
더블스타가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가격인하 요구에 나선 점에서 인수의지가 한풀 꺾였거나 아예 인수포기를 염두에 두고 명분쌓기에 나선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블스타는 1480억 원가량을 출자해 다른 투자자들과 2230억 규모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섰는데 금호타이어 인수대금 가운데 모자라는 7320억 원가량을 중국의 금융권으로부터 빌려 마련할 방침을 애초 세웠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연 금리를 5%로 가정하면 일 년에 360억 원가량을 차입금 이자로 지급해야 한다. 더블스타가 2015년 거둔 연간 순이익 규모는 101억 원 수준에 그친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 금호타이어의 현금창출력을 활용해 이자를 갚을 세웠을 수도 있지만 금호타이어가 상반기 순손실 1081억 원을 거둔 만큼 인수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금호타이어 실사를 통해 기술과 영업, 경영과 관련해 정보를 이미 얻어낸 만큼 인수가 무산돼도 잃을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정부가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 인수합병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더블스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 출자자들은 대부분 중국의 지방정부가 대주주인 금융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