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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왜 컨소시엄 구성해 재건축사업 수주전 뛰어드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7-26 15: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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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이 재건축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앞둔 상황에서 사업을 서두르는 조합의 처지를 이용해 경쟁에 따른 비용지출 확대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담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왜 컨소시엄 구성해 재건축사업 수주전 뛰어드나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왼쪽), 임병용 GS건설 사장.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공덕1구역 재건축조합이 8월12일 조합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은 마포구 공덕동 105-84번지 일대에 위치한 연립주택 200여 가구를 지하 3층~지상 20층, 11개 동, 1101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27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공덕동 일대에서 추진되는 마지막 재건축사업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가구의 절반 수준인 500여 가구에 이르러 대형건설사들의 주목을 일찍부터 받았다.

공덕1구역 재건축조합은 25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7월 초에 진행된 시공사 입찰에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GS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롯데건설을 시공사 후보로 선정했다.

투표결과에 따라 시공사를 최종 선택하는 과정만 남겨뒀지만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기 힘들 수도 있다.

공덕1구역 재건축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은 대의원회의가 개최되기 이전부터 GS건설-현대건설의 컨소시엄이 재건축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애초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조합에 제시한 조건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5월에 열린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을 포함한 11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GS건설은 인근에 공덕자이와 서울역센트럴자이, 마포자이 등을 건설한 경험이 있어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 참여가 확실시됐고 여기에 현대건설이 도전장을 던져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바라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손을 잡아 입찰에 참여했다.

공덕1구역 재건축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은 두 대형건설사의 경쟁이 이뤄질 경우 사업비 대여와 이주비 등에서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될 것으로 봤지만 두 건설사가 손을 잡으면서 최악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덕1구역 조합원 및 관계자모임은 "현대건설이 상반기에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입찰에 도전할 때보다 현저하게 불리한 조건을 내걸었다"며 “조합원들을 골탕먹인 담합을 부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형건설사의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할 경우 자칫 법적분쟁으로까지 번져 올해 안에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을 빨리 진행하자는 의미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재건축사업의 수주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건설사, 왜 컨소시엄 구성해 재건축사업 수주전 뛰어드나  
▲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
통상적으로 대형건설사들은 재건축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입찰에 경쟁적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홍보활동에 많은 돈을 쓰면서 출형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수주비에 쓰이는 비용이 최대 100억 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과열경쟁을 피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단독으로 수주하는 것보다 계약금액 자체는 작더라도 사업을 수주하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재건축조합이 올해 안에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경우 내년에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대형건설사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올해 안에 사업승인을 받아야만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해도 조합이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28일 입찰이 진행되는 서초신동아아파트의 경우도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서초구청과 조합원들의 반발이 강해 실제 컨소시엄이 구성될지는 미지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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