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싱가포르 택배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채욱 부회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 5위 기업을 목표로 대규모 인수합병에 적극 뛰어들 것이란 각오를 밝혔는데 아시아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
|
|
▲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
CJ대한통운이 싱가포르 택배회사 APL로지스틱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CJ대한통운은 “APL로지스틱스와 관련해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중이나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APL로지스틱스는 국제화물 운송 창고업, 유통관리 등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싱가포르의 종합물류회사다. 전 세계 60개국에서 110개의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중국 물류기업 스마트카고를 인수해 현지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에서도 현지 택배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CJ대한통운이 이처럼 아시아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국내 택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분기 택배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를 늘리며 시장점유율을 37%까지 끌어올려 택배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반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연말 국내 1호점 오픈을 앞둔 이케아의 운송물류사업자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게다가 우체국의 주5일 택배 실시에 따른 수혜도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CJ대한통운의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7.6% 늘어난 1조1300억 원, 영업이익도 415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농협과 롯데그룹이 택배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국내 택배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2020년까지 글로벌 5위 기업이 되어 페덱스 등 세계적 기업과 나란히 경쟁할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수조 원 단위의 대규모 인수합병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취임 후 국내 실적을 개선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세계시장 진출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 사업추진이 더뎌진 탓이다.
업계는 CJ대한통운이 싱가포르 택배회사를 인수할 경우 아시아 택배시장에서 물류거점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CJ그룹의 사업추진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