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삼화제분이 한국일보를 인수하게 됐다. 인수 배경을 두고 정치권 압력 등 논란이 일고 삼화제분 오너 일가의 지분 다툼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결국 한국일보는 삼화제분 품에 안기게 됐다. 삼화제분은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 그것이 얼마나 잘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일보는 25일 삼화제분 컨소시엄과 투자계약인수를 체결했음을 보도했다. 이번 투자계약인수는 본 계약으로서 삼화제분의 한국일보 인수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4월 초 인수대금을 놓고 회생계획안을 만들어 채권단 동의를 거치면 인수 절차는 끝난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채권단이야 한국일보의 청산보다 변제를 받는 것이 훨씬 큰 이익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금액은 300억 원 규모다.
삼화제분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기업이다. 2012년 매출 597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은 87억 원으로 크지 않지만 건실한 기업이라는 평을 받는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은 삼화제분과 이종승 뉴시스 회장이 50대 50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종승 회장은 한국일보 전 부회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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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박원석 삼화제분 대표이사의 장인이다 |
지난해 삼화제분이 한국일보 인수에 나서자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그 이유는 박원석 삼화제분 대표가, 전직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새누리당 실세인 서청원 의원의 사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서 의원이 한화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의 채권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박 대표가 서 의원이 받은 10억원의 채권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서 의원 측 관계자는 “(서 의원이)한국일보 인수를 반대했다”며 억울하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오히려 서 의원의 반대가 심해 박 대표가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는 것이다. 박 대표 주변인들도 “한국일보 인수는 박 대표의 의지”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 역시 “한국일보 인수는 아버지(박만송 삼화제분 회장)의 뜻이며 쓰러지기 전에 말씀하신 걸 실행한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의혹의 시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기존 대주주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에게 단 한 주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감자를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법원에서 “옛 주주가 한 주라도 가지고 있으면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일보를 완전히 자신의 영향력 안에 놓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언론계에서는 한국일보의 논조가 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 의원이 현 정권 최고의 실세로 꼽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 일간지 기자는 “삼화제분과 서 의원의 관계는 한국일보 기자들 입장에선 극복하기 힘든 지배구조”라며 “어떤 형태로든 한국일보 논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 노조는 “삼화제분 컨소시엄이 편집국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했다”며 “그 부분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부친인 박만송 삼화제분 회장은 277채의 주택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다. 1997년 서울시 종합토지세 부과 개인 순위에서 7위를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그는 2012년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인지능력을 거의 상실하고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회장을 대신해 아들인 박 대표가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지분 90.39%를 이전받았다. 지분 이전의 정당성을 놓고 박 회장의 부인 정상례 씨와 박 대표 모자가 소송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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