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정조준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른바 ‘신동빈 프리미엄’을 뺀 롯데쇼핑의 본질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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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1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28.6%나 상승했다. 6월 한때 32만 원대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를 보이기도 했다.
롯데쇼핑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이유는 신동빈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4개 회사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합병해 중간지주회사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아 기업가치가 올라갈수록 신 회장의 중간지주회사 지분율도 높아진다.
신 회장이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맞교환를 통해 중간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도 높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쇼핑 지분 13.46%, 롯데제과 9.1%, 롯데칠성음료 5.7%, 롯데푸드 2%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본질적 가치를 살펴야 한다고 신 전 부회장 측은 주장하고 있다.
롯데쇼핑 기업가치 논란의 핵심으로는 중국사업이 꼽힌다.
중국사업은 신동빈 회장의 가장 큰 약점으로 고비 때마다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이 무리하게 중국사업을 확장한 결과 롯데쇼핑에 수조 원대의 손실을 안겼다며 신 회장의 경영능력을 문제삼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중국사업에서 누적손실이 밝혀진 것만 2조6천억 원에 이르고 현지 부동산 복합개발 실패에 따른 잠재손실 실현이 예상되며 손실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드보복이 불거지면서 중국에서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큰 문제는 사드보복 사태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중국사업의 위험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이 계속 부인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중국사업 철수설이 불거지는 이유 역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중국사업이 반등할 뚜렷한 계기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의 핵심인 국내사업 역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백화점사업은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국내 백화점들의 매출규모는 2012년 이후 5년 연속 29조 원대에 머물며 30조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대부분 백화점들의 출점에도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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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롯데그룹이 주요 거점에 점포를 내면서 전체 매출을 키우는 전략을 써왔는데 백화점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국내 유통사업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이런 전략이 이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점포를 내봤자 제살 깎아먹기 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경우 도시규모가 최소 인구 50만 명 이상이 돼야 출점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런 조건을 갖춘 지역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인천터미널점 한곳만 출점한다. 최근 몇년 동안 대부분 백화점들이 한해 1~2곳의 점포를 내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기존점 매출은 역성장하고 있다.
그나마 성장성이 좋은 아울렛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어 경쟁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 역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롯데쇼핑이 국내와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사업 초기단계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롯데쇼핑 실적 역시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쇼핑 매출은 2013년부터 28조~29조 원대에 머물고 있고 영업이익은 2011년 1조6천억 원에서 지난해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에서 롯데쇼핑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 롯데쇼핑 사업의 본질가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