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CJCGV 대표가 배급과 상영 겸업을 금지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놓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청했다.
서정 대표는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2017 중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의 개정과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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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 CJCGV 대표가 18일 '2017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한국 영화산업 규제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
서 대표는 “배급과 상영을 겸하는 것을 대기업 수직계열화라며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며 “정말로 문제인지는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지난해 각각 영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기업이 영화배급업과 상영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CJ그룹과 롯데그룹은 극장업과 배급업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서 대표는 “영비법 개정안은 1948년 미국에서 나온 ‘파라마운트 판결’을 바탕으로 한다”며 “70년 전 판결로 현재 대한민국 영화산업을 재단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판결은 미국 법원이 당시 극장과 배급사인 파라마운트, 워너 등을 분리하도록 한 판결이다.
판결 이후 1956년까지 미국 전 지역에서 4천 개 이상의 극장이 폐업했다. 영화 제작도 위축돼 제작편 수와 관객 수도 급감했다. 미국 법무부는 1985년 더 이상 파라마운트 판결의 적용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판결은 판례로서 효력을 잃었다.
서 대표는 “중국 완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몸집을 키워야 하는 한국 영화산업이 오히려 규제의 틀에 갇혀 위축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계열사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CJCGV 영화관에서 관계사인 CJE&M의 영화관객 비중은 2011년 38.5%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어 2015년 20.4%, 2016년 15.7%에 그쳤다"며 "국내 영화산업은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여왔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한국 영화산업은 20년 동안 급성장했지만 티켓 매출 1조7천억 원, 스크린 수 2500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덩치를 키우고 글로벌시장을 개척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