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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 공급부족 심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유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18 16: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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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의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가파른 가격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출하량과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강력한 가격협상능력과 기술력을, SK하이닉스는 웨이퍼 제조계열사를 통한 수직계열화 효과를 각각 장점으로 확보해 악영향을 대부분 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웨이퍼 공급부족 심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유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18일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웨이퍼 시장규모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0.94%의 상승세를 보이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전 세계 반도체시장의 성장률이 올해만 17%, 내년부터 2021년까지 20%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비교해 크게 밑도는 셈이다.

웨이퍼는 회로를 인쇄한 뒤 작은 크기로 잘라 반도체를 만드는 원판으로 가장 핵심이 되는 원재료로 꼽힌다.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에 모두 사용된다.

웨이퍼의 생산증가율이 가파른 반도체 수요성장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공급부족이 발생해 반도체기업들이 출하량을 늘리는 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웨이퍼시장은 소수의 업체가 과점체제를 갖추고 기술장벽이 높아 신규업체의 진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요업체들이 가격경쟁을 우려해 증설에 소극적인 만큼 웨이퍼 공급부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웨이퍼 평균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에만 가격상승률이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퍼 가격상승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기업들이 수익성에 가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특히 낸드플래시의 가파른 수요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대규모 증설을 진행한데다 신규 반도체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어 대량의 웨이퍼 수급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3D낸드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웨이퍼 12만 장 정도로 추정되는데 올해 연말까지 30만 장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내놓은 신규공장 증설까지 마무리될 경우 수년 안에 웨이퍼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최근 SK그룹이 웨이퍼 생산업체인 LG실트론을 인수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LG실트론 인수를 마무리한 뒤 기존 주요고객사인 삼성전자에 웨이퍼 공급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SK하이닉스는 계열사를 안정적인 수급처로 확보한 수직계열화 효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웨이퍼기업에 가장 안정적인 고객사로 꼽히는데다 막대한 자금을 확보해 가격협상력도 강력한 만큼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TSMC 등 규모가 큰 반도체기업은 협상력이 높아 웨이퍼 확보에 경쟁업체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며 “웨이퍼 공급계약은 보통 장기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현금여력을 갖춘 수요처를 선호한다”고 파악했다.

  반도체 웨이퍼 공급부족 심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유  
▲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웨이퍼.
박 연구원은 경영난으로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도시바 혹은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웨이퍼 공급부족의 타격을 집중적으로 받아 삼성전자가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기회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설명회에서 하나의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정기술도 선보였다. 기술력을 앞세워 웨이퍼 공급부족현상에 적극 대응하는 셈이다.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일제히 대규모 증설에 나서며 수년 안에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웨이퍼 공급부족으로 출하량 증가에 한계를 맞으며 이런 가능성도 낮아지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크기의 원판에서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미세공정 기술력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이퍼 가격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해도 경쟁업체에 비해 타격을 훨씬 효과적으로 방어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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