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 행렬에 동참하면서 현대해상도 보험료 인하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시장 2위사인 동부화재가 8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현대해상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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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생겼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중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회사의 수익성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주문했는데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이유로 미뤘다가 올해 들어 이행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료를 2.7% 인하했고 올해 들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렸으며 동부화재 역시 1% 인하하겠다며 동참했다.
현대해상은 삼성화재, 동부화재와 함께 상위 3위 보험사로 꼽히는데 자동차보험료 인하의 다음주자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현대해상은 2분기에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 등에 힘입어 사상최대 분기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료 인하의 압박을 받고 있다.
2분기에 현대해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늘어난 1463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됐다. 또 2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낮아졌을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해상과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동부화재 역시 보험료를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현대해상이 보험료 인하를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는 현대해상이 동부화재를 추월해 2위 자리를 유지했는데 올해 1분기부터는 동부화재가 현대해상을 다시 앞서고 있다.
동부화재의 1분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19.3%로 집계됐다. 현대해상은 18.5%로 동부화재보다 0.8%포인트 낮았다.
동부화재는 이번 보험료 인하로 2위사 자리 굳히기 전략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는데 자동차보험은 보통 1년을 주기로 갱신되기 때문에 현대해상이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만큼 현대해상을 비롯한 아직 보험료 조정을 하지 않은 손보사들에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라는 압박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가 서민 생활물가 안정에 있는 만큼 차 소유주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을 놓고 정부는 손보사에 보험료 인하 여지를 재차 묻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는 16일 국회 인사청문 답변자료를 통해 자동차보험료가 손해율 등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책정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제대로 산출됐는지 감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료 인하의 요인이 있다면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