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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검찰수사로 바람 앞의 등불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7-14 15: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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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방산비리 수사’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하 사장은 연임 뒤 사표를 써놓고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 온힘을 쏟고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지원을 받아 수주의 청신호도 밝혔지만 낙마의 위기에 몰렸다.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검찰수사로 바람 앞의 등불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최대주주가 수출입은행으로 바뀐 상황에서 하 사장이 낙마할 경우 지배구조개편 논의도 낳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14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천본사와 서울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하 사장이 바람 앞에 서있는 등불 신세가 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세부적인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하 사장을 비롯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일부 경영진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천본사에 있는 하 사장의 차량을 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일단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일부 전투기사업에서 개발비를 빼돌린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정·관계 로비를 시도한 흔적이 나올 경우 하 사장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방산업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수차례 방산비리 척결을 외친 만큼 언젠가는 방산기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배구조가 취약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수장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며 “이번 검찰수사로 하 사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해주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5달 만인 2008년 7월에 사임했다. 정 전 사장에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이끌던 김홍경 전 사장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임기를 1년4개월가량 남겨둔 2013년 4월에 사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애초 삼성항공우주산업과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개 대기업의 항공기사업부분을 따로 합쳐 1999년 출범한 회사였으나 2006년 하반기에 한국산업은행이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KDB산업은행이 한국수출입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을 현물로 출자하면서 최대주주가 수출입은행으로 바뀌었다.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검찰수사로 바람 앞의 등불  
▲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천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서울사무소에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난 뒤 하 사장체제가 바뀔 것이라는 소문이 방산업계 안팎에서 돌았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7조 원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하 사장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시점에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은 사업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 사장은 항공우주산업분야에 정통한 내부출신 인사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전 사장의 돌연 사임에 따라 선임된 것도 사실”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임기를 끝까지 채우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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