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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나단 아이브 애플 수석디자이너 (좌) 와 스티브잡스 전 애플 CEO |
애플이 샤오미에 대해 ‘절도’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애플도 이제 샤오미를 의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상대가 될 것 같지 않으면 무시하는 전략을 쓰다가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면 비난공세를 퍼부어 왔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모방꾼’이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애플이 비난을 퍼붓자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인 린빈은 샤오미 스마트폰을 써보라고 응수했다.
◆ 애플의 급성장중인 샤오미 의식
애플의 수석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가 10일 개최된 베니티 페어의 이벤트에 참석해 샤오미에 관한 질문을 받자 “좀 세게 나가겠다”며 “샤오미의 행위는 아첨이 아닌 절도행위”라며 샤오미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7년이나 8년 동안 무언가를 노력해 내놓았는데 그것을 베낀다”며 “솔직히 이건 도둑질이고 게으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샤오미는 2011년 첫 제품 출시부터 끊임없이 애플 베끼기 논란을 몰고 다녔다. 그러나 애플은 공식석상에서 단 한번도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 애플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샤오미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애플이 새 아이폰 시리즈의 중국시장 판매를 앞두고 샤오미에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 짝퉁으로 시작한 샤오미가 이제 글로벌시장에서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자 3년 동안의 무시전략을 깨고 비난에 나선 것이다.
린빈 샤오미 공동창업자는 “올해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약 6천만 대로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에 비해 내년에 수요가 최대 두 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판매 1억 대를 돌파해 스마트폰시장에서 3위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으며, 인도 등 해외시장에서도 판매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플과 닮은꼴의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을수록 애플의 ‘혁신’ 이미지는 그만큼 퇴색할 수 밖에 없다. 조나단 아이브의 강경한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 샤오미, 이제 애플도 신경쓰는 회사
애플의 비난에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린빈은 "샤오미는 그 누구에게도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라고 강요한 적 없다"며 "제품을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증명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조니 아이브에게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물로 주고 싶다"며 "써보고 다시 코멘트 해주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샤오미의 제품력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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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 샤오미 CEO |
샤오미는 그동안 짝퉁애플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샤오미는 첫 제품인 Mi1부터 애플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샤오미의 운영체제인 MIUI도 애플의 운영체제와 유사하다.
레이쥔 샤오미 CEO가 신제품 소개행사 때면 직접 등장해 청바지에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잡스가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레이쥔은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레이쥔은 중국의 스티브 잡스 또는 레이잡스(레이쥔+스티브잡스)로 불리기도 했다.
레이쥔의 이런 노력은 성공을 거뒀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열혈 추종자들이 많은 것처럼 레이쥔도 ‘미펀(米粉)’이라고 불리는 샤오미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레이쥔이 ‘잡스 추종자’에서 ‘추격자’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