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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걸까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10-13 1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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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걸까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공개한 공정거래위원회 문건 <뉴시스>

삼성전자가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에 이어 휴대전화 가격 부풀리기 논란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이동통신사와 사전에 협의해 제품가격에 보조금과 장려금 등을 포함시켜 출고가를 높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즉각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삼성전자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안티 삼성전자’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우상호 “삼성전자, 이통사와 함께 가격 부풀려” 폭로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가 국내 이동통신사와 결탁해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장려금과 보조금을 미리 단말기 가격에 포함해 공급가 또는 출고가를 높게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국감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의결서 제2012-105호’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삼성전자가 2010년 LG유플러스와 ‘갤럭시U’를 출시할 당시 단말기 출고가와 소비자가격, 대리점 마진 등을 논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삼성전자 사장은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이 맡고 있었다.

이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U의 공장출고가를 21만9200 원으로 정해놓고 여기에 대리점 마진을 더해 소비자 가격을 25만9200 원으로 책정했다. 그리고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판매 장려금과 이통사인 LG유플러스의 보조금을 붙여 최종 출고가를 91만3500 원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LG유플러스는 공장출고가를 18만7600 원으로 정하고 대리점 마진 5만원을 붙여 소비자 가격을 23만7600 원으로 하고 장려금과 보조금을 포함해 89만1900 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걸까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뉴시스>
우 의원이 제시한 자료대로라면 공장출고가와 최종출고가 사이에 무려 7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갤럭시S’를 출시할 때에도 같은 방법으로 출고가를 정했다. 갤럭시S의 공장출고가는 24만1천 원이었는데 여기에 4만4천 원의 대리점 마진과 장려금 및 보조금을 추가해 최종 가격을 94만9300 원으로 결정했다.

우 의원은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서비스에 가입할 때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줘 마치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며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 간부의 진술내용도 공개하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조직적으로 담합해 출고가 부풀리기를 모색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비싼 단말기일수록 좋은 단말기라고 생각한다”며 “고가의 단말기에 보조금을 지급해 팔 경우 소비자는 싸게 샀다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할부원금이 높아져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에 묶어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한 임원은 진술서에서 “이동통신사는 제조사가 제안한 가격을 논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통신사 보조금을 뺀 소비자 가격을 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 의원은 “이는 가격과 서비스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더 많은 혜택을 누려야 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교란하는 행위”라며 “5천만 이동통신 가입자를 모두 호갱(호구+고객님)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삼성전자 “네트가 해석 잘못됐다” 해명

삼성전자는 우 의원의 주장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해명자료를 통해 “이동통신3사와 협력해 출고가를 부풀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작성된 갤럭시U 관련 문건에 명기된 네트(Net)가는 공장 출고가가 아니다”라며 “네트가는 이통사가 대리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가격인 출고가에서 제조사의 장려금과 이통사의 보조금, 대리점 마진 등을 제외한 금액을 뜻한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는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소비자 지원금과 대리점 마진을 제공하는데 이것이 바로 보조금”이라며 “결국 네트가는 출고가에서 보조금을 뺀 금액일 뿐 공장 출고가로 표현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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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삼성전자는 네트가가 공장 출고가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네트가는 장려금과 보조금, 마진 등이 반영될 경우 시장에서 최저 얼마까지 판매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내부적으로 표기한 가격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재료비와 생산비 개발비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또 국가별 및 통신사별로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경태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도 단말기 가격을 부풀렸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배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가격 부풀리기를 한 적이 없다”며 “가격은 판매원가 등을 모두 반영해 시장상황에 맞게 책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참여연대,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 고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 3사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단말기 가격을 부풀려 폭리를 취했다며 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민원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휴대전화 가격을 고의로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해 마치 할인을 해 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런 행위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상습사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3월 제조 3사와 이동통신3사가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린 뒤 할인해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였다며 과징금 457억여 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공정위 조사결과 이들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담합을 통해 253개 단말기의 공급가와 출고가를 부풀렸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단말기 1대당 약 20만 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삼성전자의 항소를 기각했다. 삼성전자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LG전자와 KT 등도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는 “소비자들이 단말기 원가와 적정가, 보조금 구성 비율, 통신비 원가를 전혀 알지 못하다 보니 외국보다 현저히 비싼 가격으로 휴대폰을 구입하고 있다”며 “극소수 재벌과 대기업이 장악한 통신시장에서 소비자들만 기만과 사기를 당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검찰수사를 통해 이들이 국민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사기범죄를 근절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제조사의 폭리와 국내 소비자 차별 행위에 대해 공정위 신고를 추가로 진행하는 한편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도 감사원 공익감사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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