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을 꾸준히 회복한 데 이어 매출도 늘어나고 있어 외형성장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계획에 힘입어 향후 성장가능성의 의구심을 풀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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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미국 CNBC는 7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의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반도체사업을 대폭 키워내며 매출을 끌어올렸다”며 “대규모 투자로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14조 원을 냈다.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18%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대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겪은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2015년 4분기부터 매분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1.5%에서 23.3%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 하드웨어의 원가절감에 성과를 내고 프리미엄 전략에 주력해 수익성을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분기 매출은 2014년부터 계속 40조 원 후반대에서 50조 원 초반대에 머물어 향후 성장을 놓고 의문이 이어져왔다.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는 시장변화에 따라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영업이익뿐 아니라 매출도 크게 늘린 점을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매출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D램 미세공정과 3D낸드의 본격적인 비중확대로 꼽힌다. 모두 메모리반도체의 생산효율을 높여 출하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성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호황기에 적극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내 매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세계 최대규모의 평택 반도체 신규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삼성전자는 향후 5년 동안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산증설에 50조 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선제적인 투자성과가 올해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만큼 이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더 강력한 공세로 가파른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기존 주력사업이던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은 모두 성장에 한계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글로벌 경쟁업체와 기술격차도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경쟁사가 상대적으로 적어 추격받을 위험이 적고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신산업분야 발달로 수요증가 가능성도 뚜렷해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품사업은 완제품과 달리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하는 만큼 대량공급이 가능하고 유행을 타지 않아 재고관리도 쉽다. 부품을 중심으로 외형성장을 추진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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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규모의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반도체 생산공장. |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를 이어가기는 무리겠지만 대규모 투자효과가 확실한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은 분명하다”며 “주주들의 우려를 덜어줄 것”이라고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에 스마트폰사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매출인 59조 원을 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갤럭시S5의 흥행부진으로 성장동력을 놓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맞은 전성기는 훨씬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이뤄진 만큼 생산투자효과가 지속적으로 새로 나타나며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도 60조 원, 4분기는 64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63조 원, 2019년에는 65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