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보험이 민영화에서 더욱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취임하게 되면 SGI서울보증보험의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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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SGI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는 더욱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SGI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4%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우리은행, 한화생명과 함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지분매각 대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보증공급 차원에서 SGI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를 미뤘지만 문재인 정부의 판단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에 지명된 뒤 서민금융 지원을 강조한 만큼 SGI서울보증보험의 정책금융 역할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 후보자는 지난해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시절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침에 따라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의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과 관련된 보증규모를 크게 늘리기도 했다.
은행에서 사잇돌과 관련해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SGI서울보증보험이 모든 부담을 떠안는 구조로 은행들이 중금리대출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최 후보자는 지난해 말에 “내년에도 사잇돌대출에 보증공급을 더 확대해 중신용자들의 금리단층 현상을 해소하고 중소상인 및 서민층의 경제활동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보증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규모를 1조 원 더 늘리기로 했는데 SGI서울보증보험의 정책금융기능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문재인 정부가 SGI서울보증보험의 정책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SGI서울보증보험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높였다.
스탠다드앤푸어스는 “SGI서울보증보험의 중소기업 지원과 주택시장 안정화 역할이 새 정부에서 더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목표와 연계해 SGI서울보증보험의 공공역할을 활용하려 한다면 1~2년 안에 민영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이 4개월여 동안 비워져 있는 점도 민영화 가능성을 더욱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김상택 일시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GI서울보증보험은 최 후보자가 3월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4달여 동안 임원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임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이었던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모두 SGI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했지만 각각 임기 1년여 만에 자리를 옮기며 지키지 못했다”며 “정부의 뜻에 따르는 인사가 새 사장에 오를 경우 민영화 가능성은 그만큼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