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이 창립 117주년을 맞았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은 ‘대혁신’을 강조하면서 동화약품에 닥친 위기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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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이 창립 117년을 맞아 ‘가치관 경영’을 내세우며 동화약품을 바꿔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달 25일 창립 117주년 기념식에서 “가치관 경영으로 동화의 대혁신을 이루어내겠다”며 “최장수기업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최고기업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를 위해 먼저 신념과 목적의식이 분명한 가치관을 세우고, 이 가치관을 실현할 구체적 방법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마지막으로 최고를 지향하는 임무를 달성하자고 주문했다.
윤 회장이 이처럼 대혁신을 강조하는 데 동화약품의 기업 이미지가 실추하고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8월부터 서울 서부지검으로부터 리베이트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2010년부터 제약회사의 과도한 의약품 판매경쟁을 없애기 위해 강력한 리베이트 처벌규정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화약품은 2010년 초부터 2011년 말까지 전국 1125개 병원에 의약품 처방대가로 현금이나 상품권 형태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사들에게 골프채와 명품지갑은 물론 주거지의 월세나 관리비까지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위는 동화약품에 9억 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동화약품은 또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장제 락테올 판매업무정지와 품목회수 행정처분을 받았다. 8년 동안이나 허가받지 않은 원료로 제품을 생산해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두 사건으로 동화약품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최장수기업이라는 명성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게다가 동화약품의 실적도 3년 동안 뒷걸음질치고 있다. 동화약품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초우량 제약기업으로 업계 선두를 다투었다.
그러나 동화약품은 활명수, 후시딘, 판콜 등 대중에게 유명한 일반의약품에 의존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의약품에 공을 들였으나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실적부진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매출 2202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을 냈다. 2년 전에 비해 매출은 6%, 영업이익은 90%나 줄었다.
동화약품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기업이다. 윤창식 창업주가 1897년 설립한 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 근대화를 겪으면서도 회사의 명맥을 유지했다.
윤도준 회장은 2005년부터 아버지 윤광열 명예회장의 사업을 이어받은 3세다.
윤 회장은 2011년 ‘비전 120’을 발표하면서 ‘창업 120년’이 되는 2017년 매출액을 75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