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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경제현안 간담회를 하기 전 사진을 찍으며 웃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의 진용이 갖춰졌다.
문재인 정부 경제팀은 진보성향의 학자출신과 정통 예산관료 출신의 두 축으로 짜여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데 이질적인 성격의 두 그룹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문재인 경제정책의 성패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4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경제라인은 장하성 정책실장(고려대), 홍장표 경제수석(부경대), 김수현 사회수석(세종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서울대) 등 교수라인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보다 앞서 임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한성대)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 부위원장(서강대) 역시 교수출신이다.
통상과 산업정책을 총괄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도 교수(한양대)를 지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교에 몸담으며 관료생활을 한 경험이 없다는 점인데 문 대통령은 이들을 통해 경직된 관료사회에 새정부의 개혁성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실천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과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에서 함께 활동을 했고 김 위원장과 홍 수석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한 인연이 있어 호흡도 잘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경제팀의 또다른 한축인 예산관료 출신으로는 김동연 부총리를 비롯해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과 김용진 기재부 2차관 역시 예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관료들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이들처럼 예산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옛 재무부 출신의 정통관료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서는 재벌개혁과 소득주도성장 등 큰 방향은 개혁성향 학자들이 제시하고 예산관료들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경제정책의 주도권은 청와대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최근 장하성 실장과 김상조 위원장이 김동연 부총리 집무실을 찾아 “부총리가 경제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학자중심의 경제팀 구성상 관료출신 김 부총리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청와대는 개혁적이고 경제부처는 관료중심적인 인적 구성인데 관료들이 소득주도성장을 이론적으로 100% 습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청와대의 개혁적 정책방향을 일선 부처가 시행하는 과정에서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6월 열린 김 부총리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 실세들에게 부총리가 휘둘릴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학자출신 참모들의 기획력과 관료출신들의 추진력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예상 외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 부총리도 평소 “청와대나 위원회에 계신 분들을 만나 보니 소통이 잘 됐다”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6월 장 실장과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시장과 국민들께 한 목소리를 내고 예측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며 “부총리를 중심으로 함께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잘 챙겨가는 것이 국민들 신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경제팀이 원팀으로 원보이스를 내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며 “시장과 기업에 일관된 경제정책을 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정부관계자는 “서로 다른 배경의 인사들 사이에 갈등이나 대립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부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해 소통하며 이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