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이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 사이의 마찰도 이어지고 있어 매각 재개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3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절차 진행이 계속 늦춰지며 점점 더 불안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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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도시바는 6월28일 주주총회에서 일본 정부펀드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결정하고 주주들의 동의를 구할 것으로 예정됐지만 발표를 기약없이 늦췄다.
일본 정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의 CEO는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에서 “도시바와 인수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며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도시바는 일본정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이 서로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금융업체들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정부가 도시바의 반도체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인수자들은 투자효과를 보기 위해 최대한 많은 권리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협상에서 차질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반도체 합작법인 계약을 이유로 매각을 반대하는 웨스턴디지털 법적대응의 결과도 조만간 나온다. 미국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매각절차가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임직원들은 매각절차 지연이 결국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에만 이득을 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대만 홍하이그룹의 궈타이밍 회장은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매각절차가 반년 이상 지연될 경우 도시바는 기술발전에 차질을 빚어 인수대상으로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바의 매각절차가 지금과 같이 계속 늦춰질 경우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도시바가 이른 시일 안에 웨스턴디지털과 입장차이를 좁히고 매각절차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완전히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인 셈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의 반도체 매각절차는 사실상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혼선이 빚어지며 도시바의 운명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