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지 10주년을 맞았다. 올해 이를 기념해 출시되는 새 아이폰 고가모델에 적용되는 신기술인 증강현실기능의 활용성과 성장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후발주자로 장기간 고전하며 부침을 겪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내년에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접는 스마트폰으로 차별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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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29일 애플은 애플스토어 등 유통점에서 아이폰 최초 모델의 정식판매를 2007년 시작한 지 정확히 10주년을 맞았다. 현재 아이폰은 글로벌 전자업계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잡았다.
애플은 아이폰을 음악서비스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등 플랫폼과 함께 내놓으며 지금과 같은 콘텐츠 중심의 스마트폰 개념이 소비자들에 자리잡도록 하는 인식변화를 주도했다.
10년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7배로 늘어난 867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전 세계 1위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10주년을 맞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성장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시장의 침체로 애플이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 세계 증권가의 관측이 이어지며 애플이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새 성장동력 확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애플은 올해 10주년 기념 아이폰 고가모델에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적용해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더욱 주목받는 것은 신제품에 새로 탑재되는 증강현실기술의 잠재력이다.
6월 초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애플은 증강현실 플랫폼과 전용 개발자도구를 공개하며 과거 앱스토어가 이뤄냈던 성장신화를 증강현실 콘텐츠에서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증권사 룹벤쳐스는 애플이 개발중인 증강현실 전용안경 ‘애플글라스’가 이르면 2020년 출시돼 아이폰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대 흥행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애플글라스는 과거 구글의 ‘구글글라스’처럼 화면과 카메라를 탑재한 안경 형태 제품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검색과 통신 등 대부분의 기능을 대체할 것으로 추정된다.
룹벤쳐스는 “10년 뒤에도 아이폰은 여전히 판매되겠지만 애플글라스가 애플의 최대 사업분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 10주년 기념모델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새 스마트폰에서 증강현실기술의 경쟁력과 활용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이런 신사업 진출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시장의 변화를 짚어보는 데 삼성전자와 애플의 비교는 빼놓을 수 없다. 시장에서 양강구도가 점점 뚜렷해지며 매년 신제품 경쟁이 화제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출시 직후인 2008년 맞경쟁을 노려 최초의 스마트폰 ‘옴니아’를 출시했지만 운영체제와 콘텐츠 확보에 실패하고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으며 뼈아픈 실책을 겪었다.
이후 갤럭시S 시리즈의 성공적인 출범으로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지만 애플을 따라한다는 오명을 씻지 못했다. 아직도 아이폰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특허침해여부를 놓고 애플과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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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갤럭시S3과 갤럭시S4의 흥행으로 스마트폰사업 전성기에 올랐지만 후속작의 잇따른 흥행실패와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올해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완전히 반등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내년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쇄신으로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하드웨어 분야의 경쟁력과 디스플레이 등 부품기술력을 집약해 확실한 차별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 해답으로 ‘접는 스마트폰’ 출시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목표로 시장가능성을 검토중이라고 여러차례 밝혔다. 내년부터 올레드패널과 투명필름 등 접는 스마트폰에 핵심이 되는 부품공급망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돼 출시가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에 접는 스마트폰을 정식으로 출시해 시장에서 의미있는 판매비중을 차지하며 스마트폰 하드웨어 차별화에 앞서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점점 기술발전속도가 늦어지고 성장이 둔화하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우위와 주도권을 모두 잡아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에 사업전략 변화의 기로에 서 미래 성장성 증명에 대한 숙제를 안았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