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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다시 난기류, SK하이닉스 인수효과 고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28 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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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사업 지분인수를 놓고 다시 고민을 안게 됐다.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얻을 수 있는 효과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전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경우 웨스턴디지털 등 경쟁업체가 SK하이닉스의 자리를 대체하며 상대적으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다시 난기류, SK하이닉스 인수효과 고심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뉴욕타임스는 28일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기한을 또 연장하며 경영위기 탈출에 또 악재를 맞았다”며 “인수전에 참여한 이해관계자들 사이 다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반도체사업 매각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된 일본정부 주도 컨소시엄에 합류한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인수조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최근 사모펀드 KKR과 협력해 새 투자제안을 내놓고 다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더 중요한 이유라고 파악했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반도체 지분인수와 경영권 확보를 포기하는 대신 자금지원 방식으로 회생을 돕겠다는 새 계획을 내놓았다. 일본정부와 도시바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셈이다.

또 일본정부 주도 컨소시엄이 SK하이닉스를 끌어들인 채로 인수를 강행할 경우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들어 적극적으로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에 법적대응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도시바의 매각 자체를 반대하던 입장을 고집하다 불리한 위치에 놓이자 화살을 SK하이닉스에 돌려 인수전에서 몰아내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에 3조 원 정도를 자금대여 방식으로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협력으로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의 주장에 대응해 “SK하이닉스는 어떤 경우에도 도시바의 경영권이나 반도체기술에 접근할 가능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SK하이닉스가 끝까지 완주해도 대규모 자금투자로 기대했던 효과를 볼 수 없을 공산이 크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 내부에서도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결국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가 등을 떠밀려 제외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일본정부는 이전부터 웨스턴디지털에 컨소시엄 합류를 꾸준히 요청해왔다. SK하이닉스가 발을 뺄 경우 웨스턴디지털이 그 자리를 대신해 들어오며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애플도 일본정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히자 합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SK하이닉스의 투자를 받지 않아도 인수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낮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다시 난기류, SK하이닉스 인수효과 고심  
▲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최 회장은 최근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얽혀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사업에 투자할 경우 경쟁업체의 인수전 진입을 차단하고 낸드플래시 기술협력 가능성을 높여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이나 애플이 자리를 대체할 경우 상대적으로 SK하이닉스의 시장지배력이 약화되거나 애플에 공급하는 낸드플래시 물량이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에 3조 원의 거액을 들여도 효과를 거의 볼 수 없고 스스로 인수전 참여를 포기해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로이터는 “도시바는 자금확보가 시급하고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는 상황에서 점점 반도체사업 매각이 다급해지고 있다”며 “최대한 웨스턴디지털과 분쟁을 일으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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