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롯데시네마를 독립법인으로 분할해 자회사로 두기로 하면서 롯데쇼핑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지주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지주회사 지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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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 오너가 비리' 14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일 "롯데시네마가 상장할 경우 안정적인 국내실적과 해외사업 고성장 등을 고려할 때 시가총액 1조 원은 무난할 것"이라며 "롯데쇼핑의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파악했다.
이날 롯데쇼핑 주가는 전날보다 0.16%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31만4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상승은 롯데지주 출범 이후 신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곳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모두 합병해 10월 롯데지주를 만든다.
인적분할이 이뤄질 경우 신 회장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맞교환를 통해 지주회사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신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롯데쇼핑 지분가치가 올라갈수록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신 회장이 받게 되는 지주회사 지분율도 높아지는 셈이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13.46%, 롯데제과 지분 9.1%, 롯데칠성음료 지분 5.7%, 롯데푸드 지분 2%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롯데시네마를 놓고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롯데시네마를 분리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국회정책조정회의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를 강조하면서 롯데시네마의 매점임차 문제를 언급했다. 신 회장은 롯데시네마 매점운영권을 서미경씨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회사에 몰아줘 77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롯데시네마는 영화 투자와 배급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운영하는데 현재 배급업과 상영업 겸업을 금지하는 영비법 개정안이 2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개정안은 계열분리를 강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상영업자가 계열사인 배급사 영화를 큰 극장에 배정하는 등 차별행위를 통한 스크린독과점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개정안의 국회통과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영화산업의 경우 대형 제작사가 배급망을 소유하고 상영기회를 좌우하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시네마 등을 겨냥해 감시망을 강화할 수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2일 공정위원장 청문회에서 “기업분할명령제와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