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신규수주에서 순항하며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최근 거제조선소에서 연달아 발생한 안전사고로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까지 점쳐졌으나 수주에서 성과를 내며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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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이르면 6월 초에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가 발주한 모잠비크 코랄 해양프로젝트의 본계약을 체결한다.
에니는 모잠비크 동쪽 해상 4구역에서 연간 337만 톤 규모의 천연가스를 처리하기 위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발주를 추진해왔다.
에니는 2015년 말에 삼성중공업-프랑스 테크닙-일본 JGC 컨소시엄을 해당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최종투자결정을 하지 못해 본계약을 1년 반가량이나 지연했다.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한 기업들이 25일 최종투자결정을 확정하면서 가스생산에 필요한 해양생산설비의 발주계약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모잠비크 코랄 해양프로젝트의 사업규모는 모두 54억 달러다. 삼성중공업은 이 가운데 25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6월에 본계약이 체결되면 삼성중공업은 상반기에만 모두 48억 달러의 신규수주를 따내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로 세운 65억 달러의 73.8%를 달성하게 되는 것으로 경쟁기업과 비교해 신규수주에서 앞서가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부문에서 43억 달러, 해양부문에서 16억 달러 등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4월 말 기준으로 목표달성률이 각각 18.6%, 4.4%에 그친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1~4월에 모두 7억7천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해 수주목표의 14% 달성에 머물렀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한 달 동안 글로벌 주요 발주처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8척의 건조계약을 따내며 수주를 급격하게 회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신규수주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조선업계는 5월 한 달 동안 거제조선소에서 두 차례나 안전사고가 발생해 삼성중공업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고 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노동절에 크레인 충돌사고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2주일 여만인 17일에도 화재사고가 발생해 안전관리에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단체들은 크레인사고가 발생한 뒤 “박대영 사장을 구속하라”고 압박했고 경찰도 최근 박 사장과 김효섭 거제조선소장을 소환조사하는 등 삼성중공업은 위기에 직면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박 사장이 크레인 충돌사고 직후 해외 출장길에서 급히 귀국하며 사고수습에 비교적 빠르게 대처해 영업활동에 빚어질 수 있었던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등 사고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서 영업활동에 사실상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다”며 “삼성중공업이 수주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비교적 잘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