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국물 라면, 프리미엄 라면, 부대찌개 라면, 볶음라면.
국내 라면시장의 유행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 라면4사가 판매 중인 제품만 220여 종에 이르는데 소비자들의 입맛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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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요 라면회사들이 내놓은 신제품만 10개가 넘는다. 보통 1년에 나오는 라면 신제품이 10여 개를 조금 넘는다는 점을 볼 때 올해 유독 신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나오고 있다.
올해에만 농심은 볶음너구리와 드레싱누들 프렌치머스타드소스맛, 짜왕매운맛, 참치마요큰사발, 카레라이스쌀면 등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볶음너구리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다른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라면회사들은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으며 정체된 라면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015년 등장해 라면시장 규모를 2조 원대로 돌려놨던 프리미엄 라면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012년 1조9800억 원에서 2013년 2조 원을 돌파한 뒤 2014년 다시 2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그 뒤 프리미엄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까지 2조 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도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부대찌개, 육개장, 칼국수 등 한식 기반의 라면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불닭볶음면 등 볶음면과 비빔면 등 국물없는 라면이 주목받고 있다.
제품의 유행주기가 짧아지면서 라면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라면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면 신제품이 마치 유행처럼 급격하게 팔렸다가 서서히 매출이 줄어가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새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가 다시 원래의 선호제품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실제 라면업계에서 폭발적 인기와 함께 성장했다가 급격하게 인기가 떨어진 라면이 수두룩하다.
2011년 출시돼 하얀국물 라면 돌픙을 일으킨 꼬꼬면은 이듬해 판매가 급락했다. 그 외에도 짜장라면, 짬뽕라면 등이 모두 선풍적 인기를 끈 뒤 판매하락을 겪었다.
결국 제조사 입장에서 연구개발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1년마다 히트상품을 내놔야 매출이 유지되는 셈이다.
농심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248억 원을 투자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1.12%에 이르러 라면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오뚜기는 농심의 26% 수준인 64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매출 대비 비중도 0.32%에 불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