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각자대표(왼쪽)와 최세훈 각자대표가 1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데이원 기자간담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와 최세훈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각자 대표이사가 됐다.
이로써 다음카카오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정점으로 이석우 대표와 최세훈 대표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이석우 대표는 1일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 때처럼 일상업무는 우리 대표들에게 위임했다”며 “주요 의사결정, 조직문화, 장기전략 등은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석우 대표와 최세훈 대표는 바깥살림과 안살림을 나눠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대표로서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해 온 이석우 대표는 다음카카오에서도 대외협력 부분을 관할하고 경영정책을 수립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CFO 출신으로 재무통인 최세훈 대표는 인사와 재무관리 등 경영지원을 총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사람은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을 국내시장 점유율 90% 이상의 국민메신저로 자리매김하는 데 공을 세웠다. 최 대표는 마이너스 성장중이던 다음을 최대실적으로 이끌고 주가를 반등시키며 올해 초 다음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새로운 CI(기업이미지)를 발표했다. 다음의 4색과 카카오의 노란색을 빛으로 혼합한 흰색, 그리고 색으로 혼합한 검은색을 사용했다. 최세훈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서로의 장점으로 큰 가치를 이루는 융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와 다음의 최세훈 대표는 색이 뚜렷한 CEO들이다. 두 사람이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CI처럼 시너지를 내 각자가 기존에 갖고 있던 색이 아닌 블랙 앤 화이트라는 새로운 가치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뉴시스>
◆ 변호사 출신 대외업무 강점 보여준 이석우
이석우 대표는 올해 2월 국내 벤처 기업인 최초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다. 비통신기업 중 최초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만큼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당시 “메신저에서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혁신뿐 아니라 한국 모바일산업을 세계가 주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는 한국 모바일산업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지만 정통 IT맨은 아니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나와 하와이주립대학에서 중국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중앙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997년 미국 루이스앤드클라크 로스쿨을 졸업하고 오레곤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이 대표가 IT업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IBM 사내변호사를 맡으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2004년 NHN 법무담당 이사로 국내 IT기업에 처음 발을 들였고 2010년 NHN 미국법인 대표를 맡았다.
김범수 의장은 2011년 이 대표를 NHN 법무담당 이사로 영입할 때 가교역할을 했는데 이 대표를 다시 카카오로 이끌었다.
이 대표는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자”는 김 의장의 제안에 흥미를 느끼고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 부사장으로 법무 및 대외 업무를 총괄하다가 같은 해 11월 개발을 전담하는 이제범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이 대표는 대표 선임 이후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게임하기 등 새로운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카카오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카카오는 2011년 매출 4618만 원, 영업이익 698만 원에서 2012년 매출 2억1078만 원, 영업이익 6585만 원으로 1년 만에 매출은 4배 이상, 영업이익은 9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 대표는 “카카오는 시장에 빨리 대처하고 움직이는 속도를 지닌 회사”라며 급변하는 모바일 생태계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 최세훈 다음카카오 대표 <뉴시스>
◆ 구조조정으로 다음 실적개선 이끈 재무통 최세훈
최세훈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재무통이다.
최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ING베어링에서 기업금융부 이사로 재임하다가 2000년 라이코스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면서 IT업계에 몸담게 됐다.
최 대표는 2002년 다음으로 옮겨 2003년 CFO로 승진했고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설립을 이끌었다.
최 대표는 37살로 최연소 보험사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최 대표는 인터넷 영업으로 3년 만에 35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을 업계 선두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3년 동안 184억 원의 순손실을 입었고 2008년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은 독일의 에르고보험그룹에 매각됐다. 이 와중에 최 대표는 출자규모 180억 원의 기업 지분 40%를 403억 원에 매각하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2009년 다음 대표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재무통답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조직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일본법인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최 대표는 또 포털의 핵심역량인 검색품질 향상에 주력해 통합검색 점유율을 10%대에서 20%대로 끌어올렸다.
다음의 실적은 답보를 거듭하다 최 대표 체제에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08년 매출 2340억 원, 영업이익 460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은 5308억 원, 영업이익은 817억 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2만 원대 중반에 머물러 있던 다음 주가는 최 대표 취임 후 10만 원대 중반까지 수직상승했다.
최 대표의 경영철학은 ‘지속가능 경영’이다. 최 대표는 다음을 한때 반짝하는 회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 대표는 다음 대표로 취임한 후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전에 하던 사업에서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올리자”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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