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 중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정치적 불안요소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한숨 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으로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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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차 사장(왼쪽)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이 19일 “현대차 주가가 외부 불안요소 완화와 지배구조개편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강세를 보였다”며 “현대차는 올해 영업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데 국내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는데 영향을 미쳤던 정치적 불안요소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무부의 특검을 받게 됐고 나아가 탄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북미,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는 국내 자동차산업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사드 후폭풍을 겪었던 중국에서도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3월에 이어 4월도 중국에서 사드문제로 반한감정이 일면서 큰 폭의 판매감소를 겪었다. 올해 4분기에 들어서야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6월부터 판매 감소폭은 줄어들 것으로 임 연구원은 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중국에 이어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도에서도 호재를 만났다. GM이 올해 말부터 인도에서 판매를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17%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면서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기아차는 2019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인도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경쟁상대 이탈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 중국을 제외하고 모든 시장에서 실적회복을 보이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내에서 그랜저, 쏘나타가 판매를 이끌고 있는 데다 6월 소형SUV, 9월 G70로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신흥국에서는 환율강세와 크레타 판매호조로 내년까지 원가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에서 문재인 정부의 기업정책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투명한 경영구조를 확립하겠다는 등 재벌개혁 의지를 보이면서 현대차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이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문재인 정부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풀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외부환경의 변화보다 내부적 필요 때문에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며 “기아차, 부품계열사들이 실적부진을 이어가고 있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관련 규제와 법을 개정하면 이에 맞춰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