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네슬레코리아가 출범 넉달 만에 신제품을 내놨다.
롯데의 유통망을 등에 업은 네슬레가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에서 남양유업을 꺾고 다시 2위에 오르려고 한다.
◆ 롯데네슬레 커피믹스 신제품 출시
롯데푸드와 네슬레코리아가 합작한 롯데네슬레코리아가 30일 첫 제품인 ‘네스카페 수프리모 골드락’을 시장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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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률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 |
블랙커피 고유의 향을 즐길 수 있는 ‘아메리카노’와 설탕이 들어간 ‘스위트 아메리카노’, 프림과 설탕을 넣은 ‘커피믹스’ 등 3종이다.
이 제품들은 롯데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것으로 보여 동서식품과 남양유업 등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그룹이 국내 식음료와 유통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만큼 시장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은 지난 4월 기준 동서식품이 8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남양유업이 12.4%, 네슬레 3.3%, 롯데칠성 1.3% 순으로 잇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기 전만 해도 네슬레가 10% 중후반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유통공룡 롯데와 손잡은 네슬레가 남양유업을 제치고 다시 시장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롯데와 네슬레의 합작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이 계속 80%대의 점유율을 유지한 것을 보면 커피믹스 시장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라며 “롯데네슬레가 남양유업을 제칠 수 있겠지만 1위 자리를 넘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1%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칠성의 ‘칸타타’ 생산을 올해 안에 중단하고 롯데네슬레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2위 남양유업은 지난해 2천억 원을 들여 새로 커피공장을 지으며 커피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1조3천억 원 규모의 국내 커피믹스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롯데와 네슬레는 왜 합작했나
네슬레는 140년 전통을 가진 세계 1등 커피회사다. 세계 86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보유한 브랜드는 2천 개가 넘는다.
네슬레는 지난해 세계에서 매출액 97조2천억 원에 영업이익 14조8천억 원을 냈다. 하지만 네슬레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올 4월 기준 3.3%의 점유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네슬레코리아는 1989년 ‘테이스터스 초이스’(현 네스카페)를 출시한 이후 20여년 동안 10% 중후반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업계 2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2010년 커피믹스사업에 진출한 이후 네슬레의 점유율은 한자리 수로 곤두박질쳤다. 2012년 남양유업이 12.5%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네슬레의 점유율은 5.1%였다.
네슬레코리아는 10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이삼휘 대표 대신 그래엠 토프트 대표를 영입하는 등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 했으나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남양유업이 ‘갑의 횡포’ 논란으로 주춤하는 사이에도 네슬레코리아는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한국시장에 맞춘 독자적 영업과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네슬레코리아는 한국시장만을 겨냥한 마케팅이 없다”며 “커피맛 역시 여전히 한국시장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슬레코리아는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지난 1월 유통공룡 롯데그룹과 손잡았다. 롯데푸드는 513억 원에 네슬레코리아 지분 5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지난 5월30일 ‘롯데네슬레코리아’가 탄생했다. 합작사 대표로 롯데푸드 출신의 이상률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이 대표는 “롯데푸드와 네슬레의 장점을 결합해 국내 최고의 커피제품을 제공하겠다”며 “커피뿐 아니라 네슬레의 애완동물 식품사업 등에서도 양사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