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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매각 지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사이익 기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5-12 16: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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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가 진행중인 반도체사업 매각절차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시바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바의 자금확보가 늦어지거나 매각이 무산될 경우 낸드플래시사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며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바 반도체 매각 지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사이익 기대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니혼게이자이는 12일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에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본입찰 마감이 예정보다 늦은 6월 진행되거나 최악의 경우 무기한 연장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당초 5월19일까지 반도체사업 매각에 본입찰을 받아 인수자를 결정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인수제안을 받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대만 홍하이그룹,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컨소시엄 등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는 반도체사업을 분할매각하는 것과 일본업체에 우선적으로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며 “웨스턴디지털과 분쟁 해결도 중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의 가치를 약 20조 원으로 시장 평가보다 높게 매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매각 승인을 결정하는 일본정부가 해외기업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와 반도체 합작법인 설립계약조건을 근거로 다른 업체의 인수를 반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도 도시바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 측과 이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법적분쟁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바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 업체로 최근 경영난을 겪으며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매각절차가 장기화될수록 자금확보가 어려워져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웨스턴디지털은 3위 업체로 도시바와 합작생산공장에서 대부분의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하지만 도시바와 협력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평택 반도체공장을 가동해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공급물량을 대체하며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는 이와 별도로 적극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역시 신규 생산시설 가동을 앞두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매각을 철회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점점 힘을 얻고 있어 도시바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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