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계열사 사이 시너지 확대와 자산관리(WM) 중심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대신증권 제2의 전성기를 열기 위해 힘쓰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 사장은 명동 신사옥으로 자회사들을 모아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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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
대신증권은 대신에프엔아이와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운용,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대신경제연구소, 대신시큐리티아시아(홍콩 현지법인) 등 자회사 6곳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나 사장은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점차 계열사간 협업을 늘려 가고 있다.
나 사장은 올해 초 대신증권과 대신저축은행의 복합점포를 만들었다. 증권-은행 조합이 아닌 증권-저축은행 조합의 복합점포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대부분 사라졌지만 다시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계열사들이 처음으로 협업체제를 갖춰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사모펀드인 ‘대신하임전문투자형펀드’ 판매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상품은 대신에프앤아이가 지난해 사들인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부지에 지은 고급아파트 ‘한남더힐’을 담보로 발행됐는데 대신증권이 펀드판매를 맡고 대신자산운용이 펀드설정과 운용을 담당하는 방식이었다.
나 사장은 앞으로도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안정성을 강화한 부동산펀드 및 글로벌 전환사채 등 다양한 대체투자상품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나 사장이 2011년 대표에 내정된 뒤 추진해온 자회사 출범을 통한 사업다각화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4년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대신증권은 점차 위상이 낮아졌다. 그 뒤에도 대신증권은 재벌이나 은행계열 소속이 아님에도 꾸준히 명성을 이어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 침체와 함께 급격히 위상이 추락했다.
나 사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 중앙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13년 한국창의투자자문, 2014년 우리에프앤아이를 연이어 인수하며 대신증권을 정점으로 하는 대신금융그룹을 꾸리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나 사장은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춘 만큼 서울 명동에 대신파이낸스센터에 대신증권을 비롯해 대신F&I(애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등 계열사 6곳을 모은 뒤 명동에서 대신증권 제2의 전성기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나 사장은 “32년 동안의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명동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증권을 비롯한 전 계열사들이 명동에 모여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보해 새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대체투자와 자산관리(WM) 등에 집중해 주식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모델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핵심 계열사인 대신증권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306억 원으로 2015년보다 68% 줄었다.
주식매매수수료 수익비중이 줄어들면서 집중된 수익구조는 해소됐지만 이를 극복할 만큼 자산관리부문의 성장세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운용부문 강화를 위해 최근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키스톤PE에 밀리며 실패한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인공지능에 기반한 챗봇 서비스를 내놓는 등 최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가 재도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