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임스 한국GM 사장이 취임한 이후 GM의 비싼 자동차를수입하고 저렴한 차량을 수출하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국GM의 독자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경쟁력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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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제임스 한국GM 사장. |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015년부터 중형세단 말리부 디젤모델, 준대형세단 알페온, 전기차 스파크 생산을 중단했다. 최근 MPV 올란도, 캡티바 단종설이 돌면서 한국GM이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GM은 국내에서 중형 이상 차급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의 생산을 중단하는 동안 대형세단 임팔라, 스포츠세단 카마로SS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의 수입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연말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볼트와 전기차 볼트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올란도와 캡티바의 국내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후속모델인 트래버스와 에퀴녹스를 수입판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GM이 GM 본사의 미국공장에서 생산한 비싼 차를 수입하고 있지만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파는 차량의 가격대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 탓에 한국GM은 무늬만 국산차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이 지난해 수출한 차량은 모두 41만7천 대 정도였는데 이 가운데 경차 스파크, 소형차 아베오, 소형SUV 트랙스 등 경소형차가 90%에 육박한다.
GM 본사가 2013년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 뒤로 한국GM의 수출물량이 크게 줄었는데 싼 차량 위주로 수출하면서 수출부문에서 수익성까지 악화하고 있다.
한국GM은 수출과 내수판매의 비율이 7대 3으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수출부진이 한국GM 전체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다. 최근 3년 동안 누적 영업손실은 1조2741억 원, 누적 순손실 1조9716억 원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생산판매 구조를 안정화할 필요성이 나오지만 이마저도 국내에서 주력 판매모델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스파크는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모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1분기에 1만3천 대대 팔려 지난해 1분기보다 3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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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바라 GM 회장. |
1분기에 말리부는 1만 대가 팔려 지난해 1분기보다 4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말리부 부분변경모델이 출시된 지 10개월 정도가 지난데다 쏘나타 뉴라이즈 출시 등으로 중형세단 경쟁이 심화하면서 말리부의 판매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제임스 사장은 2016년 초부터 한국GM을 이끌고 있는데 한국GM의 경영상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GM 본사의 신뢰를 얻고 지원을 이끌어 내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GM이 지난해 국내에서 임팔라를 생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GM 본사가 품질유지 등을 이유로 불가방침을 내린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GM과 GM본사 관계는 끈끈하진 못하다.
GM 본사가 최근 들어 적자를 내는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GM이 경영정상화가 아닌 존폐를 고민할 때라는 말도 나왔다.
한국GM 관계자는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한 이후 수출부진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내수판매가 늘면서 적자폭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미국에서 수입하는 차량은 국내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수익성 차원에서만 고려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