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누적판매량 방식으로 개편했다. 교보문고가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바꾼 것은 34년만에 처음이다.
11월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출판사들의 과도한 사재기를 막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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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도 교보문고 대표이사 |
교보문고는 9월 3주차부터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에 누적 판매량 개념을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교보문고는 지금까지 해당 주간 도서판매량만을 집계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정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전 4주 동안 가중평균 판매량을 합쳐 선정하게 된다.
가중평균 판매량이란 도서출간 후 1주차 40%, 2주차 30%, 3주차 20%, 4주차 10%의 비율로 4주간의 가중 평균 판매량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다만 월간, 상반기, 연간 베스트셀러는 기존 방식대로 집계된다.
교보문고의 기존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은 도서시장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출판사들의 사재기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교보문고뿐 아니라 예스24 등 인터넷서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당 주간의 판매량만을 놓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차트에 진입시키기 위해 책 출간과 동시에 사재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교보문고가 이번에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집계방식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독자들이 좋은 책을 오랫동안 사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간단위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정하다보면 순위변동이 빨라져 독자들로부터 금방 잊혀지기 때문이다.
교보문고는 좋은 책이 오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방식을 변경한 것 외에도 ‘스테디셀러’와 ‘스테디예감’을 따로 선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스테디셀러’는 출간한 지 1년 이상 된 도서중 해당분야 베스트셀러 20위 권 도서의 주간 평균 판매량을 36주 이상 유지한 도서를 선정해 발표한다.
‘스테디예감’은 출간 6개월부터 1년 사이의 도서중 해당분야 연간 평균 판매량의 70% 이상이며 20주 이상 주간 평균 판매량을 넘는 도서로 선정된다.
교보문고는 지난해부터 카이스트와 함께 베스트셀러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에 베스트셀러 집계방식 변경안을 내놓은 것이다.
교보문고의 이런 시도가 서점가에서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업계는 주목한다. 아직까지 예스24나 알라딘, 인터파크 등 대형서점들은 기존의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판유통업계는 출판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베스트셀러 집계·발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구매자 한 사람이 같은 책을 중복해서 구매할 경우 1권만 판매한 것으로 집계된다. 또 서점 납품도서의 경우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된다. 이밖에 개인이 아닌 회사나 단체 등에 납품한 도서의 경우 판매량의 20%만 집계한다.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베스트셀러 집계하고 있다"며 "현재 별도의 베스트셀러 개편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를 시행한다. 도서 할인폭을 최대 15%로 이내로만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