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위메프가 내놓은 지난해 실적이 엇갈렸다.
쿠팡은 1등만 살아남는다는 생각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5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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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 |
반면 위메프는 전략을 바꿨다. 위메프는 지난해 외형 성장보다 손익관리에 집중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2년 동안 1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며 쿠팡의 성장전략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손실을 감수하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심의 시선이 모인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4년까지만 해도 1천억 원대에 그쳤지만 2015년 5천억 원대로 훌쩍 뛰었고 지난해에도 늘어났다. 2년 동안 본 영업손실만 1조1천억 원이 넘는다.
반면 매출은 수직상승하고 있다. 2014년 3천억 원대였으나 2015년 1조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2조 원에 육박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확대에 따른 물류 인프라 구축, 기술개발 등에 투자하면서 영업손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크게 멀리 보고 움직이는 회사”라며 “고객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담대하게 투자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 적자를 내는 근본적 원인은 고비용 구조에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1년에 매출 1조 원 이상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을 쿠팡맨이 하루 만에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택배보다 4배가량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쿠팡맨의 연간 인건비는 2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전국에 세워진 대형 물류센터, 배송거점 운영소의 운영비용까지 더하면 배송에만 연간 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쿠팡이 전국에 보유한 물류센터만 10여 개에 이른다. 현재 대구에 1천억 원가량을 투자해 쿠팡이 보유한 물류센터 가운데 가장 큰 물류센터도 짓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수익성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공헌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공헌이익이란 판매가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것을 말한다. 공헌이익에서 고정비를 차감하면 손익이 남는다. 고정비가 많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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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상 위메프 대표. |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고정비가 동시에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수익성을 실현하지 못하는 한 실적개선은 쉽지 않다”고 파악했다.
남 연구원은 “쿠팡은 지난 2년 동안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어떻게 영업을 해나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2016년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3633억 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타 부채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위메프는 손실을 내던 일부 사업을 정리하고 판촉비를 줄이면서 지난해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636억 원을 내 2015년보다 55.3% 개선됐다. 영업손실을 개선하면서 ‘수년째 적자에도 치킨게임을 한다’는 비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는 최저가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판촉비와 물류 투자비용을 아끼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쓴 판매촉진비는 166억 원으로 2015년의 698억 원보다 76% 이상 줄었다.
돈이 안 되던 비수익 사업도 정리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용산전자상가 PC전문 배송 쇼핑몰 ‘어텐션’과 해외배송 서비스인 위메프박스를 중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