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의 지원방안을 놓고 KDB산업은행과 협의점을 찾으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자율적 채무조정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14일 “산업은행이 대주주로서 대우조선해양에 책임있는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이면서 ‘기금손실 최소화 의지’를 이해하고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 협의점을 찾았다”며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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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
강 본부장은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 방안과 관련해 13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이 회장이 국민연금과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밝히고 국민연금이 화답하면서 이뤄졌다.
국민연금이 산업은행과 극적으로 협의점을 찾으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사실상 법정관리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에 들어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1조3500억 원 가운데 3900억 원가량을 들고 있어 사채권자 집회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된다.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민연금에 따라 정부의 지원방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은 사채권자들이 만기를 유예하는 회사채 50%의 상환을 산업은행으로부터 사실상 보장받는 선에서 협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이 협의점을 찾았지만 국민연금이 최종입장을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실무진들은 만기유예 회채권의 상환을 보장하는 방식을 놓고 논의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우선상환권과 만기유예분을 관리하는 특별계정을 통해 회사채 상환을 보장하지만 정식보증까지는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현재 산업은행과 실무자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상결과를 감안해 사채권자 집회 전에 투자위원회를 열어 채무조정안의 수용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애초 14일까지 최종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실무자 회의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결정기한을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 17일 전까지 미뤘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실무진이 만기유예 회사채의 보장방식 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지만 양 기관의 수장이 큰틀에서 협의점을 찾은 만큼 국민연금이 정부안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연금은 산업은행과 실무협상이 끝나는 대로 투자위원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확정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투자위원회를 주말에 열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없다”며 “오늘 중으로 투자위원회를 열 계획이지만 산업은행과 논의가 길어질 경우 이번 주말에 최종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