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거둘 실적을 놓고 국내외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LCD패널 업황에 따라 LG디스플레이 실적이 요동치는 것을 막기 위한 체질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29일 “LG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낼 것”이라며 “TV와 PC용 LCD패널 수요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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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특히 글로벌시장에서 대형TV의 판매비중이 늘며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대형 LCD패널의 평균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점이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영업이익 4조142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LCD패널 업황의 지속적인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16% 급증하는 것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 원으로 유사하게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3조1천억 원으로 추정했다.
가트너와 IHS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이 올해 TV와 PC의 수요가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따라 하반기부터 LCD패널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2분기부터 패널수요가 약세로 돌아서며 올해 가격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매출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 증권사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노무라 등 3개 증권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의 주가상승을 예상했고 골드만삭스 등 4개 증권사는 주가하락을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의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를 놓고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LCD패널의 업황변화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에 실적을 대부분 의존하는데다 LCD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글로벌 업체들의 기술격차가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이 된 만큼 업황악화를 방어할 차별화요소를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화권업체들의 대규모 LCD패널 공장증설과 물량공세가 본격화되며 LG디스플레이의 시장지배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월 대형LCD패널 출하량은 2월보다 10.1% 줄어 이노룩스와 BOE 등 중화권 업체의 추격을 허용했다.
모바일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이 소형LCD를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향후 실적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올레드패널을 놓고 구체적인 대규모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대목도 향후 성장성에 의문을 남기게 한다.
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패널의 생산증대에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줄어드는 LCD패널 매출을 보완하지 못하면 시장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지난해의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실적에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기 역부족인 규모다. 올해부터 양산이 예정된 중소형 올레드패널도 월 3만 장 규모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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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파주시의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 |
LG디스플레이의 파주 신규공장은 2019년부터 가동이 예정됐는데 아직 어떤 제품을 양산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이를 확정하지 못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LCD패널 생산라인의 올레드 전환계획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
아직 대형 올레드패널의 수요전망이 불투명해 LG디스플레이가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올레드TV의 시장확대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대형 올레드보다 LCD패널에 투자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화권기업들의 본격적인 진출에 따른 필연적인 LCD패널 업황악화가 시간문제로 꼽히는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의 발빠른 결단이 중요하다는 주문은 계속 나오고 있다.
증권사 JP모건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생산투자계획과 올레드TV의 시장전망이 모두 불확실하다”며 “향후 LCD패널 업황악화에 선제적인 체질전환을 이뤄낸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