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시장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보인 데다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몰려 올해 공모주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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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
27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자금이 1조 원이 넘는 ‘대어급’ 상장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시장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넷마블게임즈다. 지난해 매출이 1조5천억 원을 넘어 올해 상당 ‘최대어’로 꼽힌다.
5월 상장을 목표로 공모절차를 밟고 있다. 4월11일~20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4월25~26일 청약을 받는다.
넷마블게임즈는 코스피에 신주 1695만여 주를 공모하는데 예정가가 12만1천~15만7천 원이다. 증권업계는 넷마블게임즈 상장이 이뤄지면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넘어서며 현재 게임기업 시총 1위인 엔씨소프트(약 6조3500억 원)를 제칠 것으로 예상한다.
ING생명도 기업공개 흥행 기대를 받고 있다. 4월6일~2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7~28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는다.
전체물량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되는 20%를 뺀 3350만 주가 대상이며 희망공모가는 3만1500원~4만 원이다. ING생명은 공모를 통해 최대 1조34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기업공개시장은 지난해보다 판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공모주시장은 4조3천억 원 규모였는데 올해는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일정이 확정된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 외에도 이랜드리테일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분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공기업인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정부의 상장방침에 따라 올해 상장이 추진되는데 공모규모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도 올해 안에 재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공모주시장은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이 대어급으로 나서 흥행에 불을 지폈으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도 적지 않아 열기가 급격히 식었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신규상장한 공모주 셋 중 하나는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에 시중에 풀린 단기 부동자금이 최근 한달 사이에만 6조 원이 넘어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업체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수익률은 24일 기준 39.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장비 부품과 스마트폰 케이스, 자동차 부품 등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서진시스템이 27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앞서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 74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날 시초가는 4만 원으로 공모가 2만5천 원보다 1.6배 높게 형성됐다.
디스플레이 패널·모듈검사장비 업체 이엘피와 신영스팩3호 등 2곳도 3월 마지막 주 청약을 받는다. 이엘피는 2015년 4월 코넥스 상장 이후 약 2년 만에 코스닥 입성을 노리며 28~29일 청약에 나선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하는 신영스팩3호는 1월23일 다른 법인과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인데 공모를 통해 50억 원을 조달할 목표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