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KT의 음원서비스 계열사인 KT뮤직의 2대 주주에 오른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경영이념으로 ‘개방과 협력’을 강조해왔는데 LG유플러스의 미디어플랫폼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경쟁사인 KT와 협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 LG유플러스, KT뮤직 2대 주주에
LG유플러스는 음악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KT의 음원서비스 전문계열사인 ‘KT뮤직’에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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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월6일 ‘CES 2017’에 참석해 일본 KDDI, 중국 유니콤, 미국 버라이즌과 협력에 관해 말하고 있다. |
KT뮤직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LG유플러스가 267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KT뮤직 지분 15%를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T뮤직은 KT가 지분 49.99%를 보유하고 있는데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로 KT뮤직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되었고 이사회 9명 가운데 1명을 확보했다.
KT뮤직은 음원사이트 ‘지니’를 운영하고 있다. 지니는 SK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멜론’에 이어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KT뮤직은 회사이름도 KT뮤직에서 ‘지니뮤직’으로 바꾸기로 했다. 사명변경 안건은 3월 30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된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달리 음원서비스전문 자회사가 없었고 이 때문에 지난해 음원서비스 3위 업체인 엠넷닷컴에 지분투자를 고려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AI)서비스 등에 지니의 음원서비스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고음질 스피커를 탑재한 셋톱박스 ‘유플러스 TV사운드바’를 출시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한다.
KT의 음성인식 인공지능셋톱박스인 ‘기가 지니’와 LG유플러스의 IPTV를 연동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LG유플러스는 IPTV서비스의 외연을 넓히고 KT는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를 늘려서 서비스고도화를 꾀하자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번 지분투자와 관련해 “통신사끼리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음원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영수, 개방과 공유 강조
권영수 부회장은 경영키워드로 ‘개방과 공유’를 강조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올해 2월 사내 게시판에 올린 ‘CEO 노트’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기술은 경쟁의 룰을 바꾸고 시장의 판세를 뒤집을 중요한 기회가 될수 있다”며 “혁신의 성공 뒤에는 개방과 공유의 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3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7(MWC2017)에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 통신사와도 협력해야 할 일이 많다”며 “SK텔레콤과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권 부회장의 뜻에 따라 외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KT와 공동으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LG유플러스 모바일 내비게이션 플랫폼을 강화했고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망 공동 구축에도 합의했다.
LG유플러스는 일본 KDDI, 중국 유니콤,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GS칼텍스, 신한카드, 오윈 등과 손잡고 ‘커넥티드카 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이통업계 3등이지만 권 부회장은 사물인터넷(IoT)과 IPTV 분야에서는 반드시 1등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개방과 공유를 통해 내줄 것은 내주고 얻을 것은 얻는 ‘선택과 집중’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