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급격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더불어 일상화된 극한기상 현상으로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가 선거 판세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주요 외신 보도와 관련 기관 분석 등을 종합하면 오는 11월3일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에서 에너지 문제가 핵심 화두가 된 원인으로 올해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진 점이 꼽힌다.
글로벌 데이터분석기관 S&P글로벌은 앞서 7월 팟캐스트를 통해 "에너지 문제가 많은 유권자들의 핵심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민주당의 의회 장악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메리 랜드리우 전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은 팟캐스트에 출연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싶다면 환경 정화, 저렴한 가격, 풍부한 에너지 공급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며 "석유와 가스의 역할을 완전히 부정하기보다는 화석연료도 아직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되 가능한 한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에너지 문제가 주요 선거 이슈로 부상한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기후위기에 따른 극한 기상현상 증가와 이로 인한 생활비 부담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존 마셜 미국 비영리단체 '포텐셜 에너지 연합'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로이터 기고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미국 지도자들이 위험할 정도로 침묵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셜 회장은 "실제 조사 결과 기후변화를 체감하는 미국인들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포텐셜 에너지 연합은 지난 10년에 걸쳐 누적해서 미국인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의 70%가 지난 1년 동안 며칠 이상의 정전, 폭염으로 인한 야외활동 취소, 유독성 산불 연기로 인한 호흡 곤란 등 극한기상 현상의 여파를 겪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80%는 폭염으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폭염, 산불, 가뭄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눈 미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 날씨와 기후변화를 명시적으로 연관 지은 온라인 게시물도 같은 기간 263% 늘었다.
마셜 회장은 "미국인의 65%는 공직자들이 기후변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생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답했다"며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화석연료 감축이 기후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60%를 넘었고 반대는 17%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 ▲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왼쪽)가 4일(현지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유권자와 만남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4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을 규제 완화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여당인 공화당 지지층조차 온전히 결집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예일대 여론조사를 보면 전체 등록 유권자의 65%가 온실가스 규제에 찬성했다. 민주당 지지층(88%) 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42%가 규제 필요성을 인정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실망해 이탈하는 표심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트럼프가 집권하면 모든 게 나아질 줄 알았으나 공과금만 올랐다. 이번 중간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하원선거 표심이 민주당으로 '6대 4가량'의 비율로 기울고 있다는 요지의 9월8~13일 전국 유권자 15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도 전했다. 이 조사는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이 함께 진행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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