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계열 카드사가 ‘그룹사 시너지’라는 공통 무기를 들고 법인카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점유율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그룹 협력 고삐를 한층 조이면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올해 점유율이 소폭 후퇴한 우리카드 역시 여전히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경쟁자로 꼽힌다.
| ▲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법인카드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2026년 1~7월 누적 기준 법인카드 이용금액(구매전용·현금서비스 제외) 점유율은 18.47%로 나타났다.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BC)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KB국민카드의 법인카드 점유율은 2025년 말 18.79%와 비교해 0.32%포인트 줄었지만 올해도 ‘법인카드 강자’ 위상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줄곧 법인카드 점유율 선두를 달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올해 상반기 조직개편으로 대면 영업 채널을 확대했고 법인카드 상품, 디자인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며 “법인카드 영업에서 은행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기업영업그룹 산하에 ‘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고 그 아래 우수기업영업부 4개와 기업영업부 14개를 만들었다. 기존에는 개인고객영업과 함께 움직였던 기업영업 조직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다.
2월에는 고객사 로고를 카드 좌측 상단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개인사업자와 법인고객을 위한 기업카드 디자인을 개편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 로고가 들어가는 자리를 내어주면서 ‘고객 중심’이란 메시지를 자연스레 전달하는 것이다.
다만 법인카드 왕좌를 노리는 경쟁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KB국민카드가 선두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법인카드 시장에서 카드업계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는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6년 1~7월 점유율은 하나카드 17.37%, 신한카드 17.05%로 나타났다. 2025년 말보다 하나카드는 0.71%포인트, 신한카드는 0.54%포인트가 늘었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법인카드 시장 공략을 강화한 무기 역시 그룹사 협업이 꼽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강력한 법인 사업 확대 의지가 영업적 성장을 이끌었다”며 “은행 거래 법인을 대상으로 공동영업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신한투자증권, 신한벤처투자, 신한자산운용 등 그룹사들을 통해서도 거래 법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의 법인 사업 강화에 발맞추기 위해 신한카드도 2월 법인 섭외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우량법인 신규 모집과 신시장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임원들이 직접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래법인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 역시 “그룹을 중심으로 계열사 시너지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물론 하나증권 등 다른 계열사와도 법인영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하나카드 대표를 거쳐 은행장에 오른 만큼 카드와 은행의 시너지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바라본다.
| ▲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그룹사 협업을 중심으로 법인카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연합뉴스> |
우리카드는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법인카드 점유율이 줄었다. 우리카드의 1~7월 법인카드 점유율은 14.82%로 2025년 말보다 1.4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우리카드 역시 우리은행과 협업을 중심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 2월 기업영업본부장에 민복기 상무를 선임했다. 민 상무는 우리카드에 합류하기 전 우리은행에서 구로금천영업본부 영업본부장, 강서영업본부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에 따라 본업 수익성이 부진해지면서 법인카드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법인고객은 개인고객보다 카드 이용금액이 큰 만큼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제공 가능한 카드사 혜택이 제한돼있어 수익성 강화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카드이용액의 0.5%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