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진수 상미당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가운데)이 2025년 1월27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존슨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파리바게뜨 제빵공장 투자 인센티브 조인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 상미당홀딩스 > |
△상미당협의체 출범, 지주사 대표로 취임
허진수는 2026년 7월1일 상미당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주사 출범 5개월 만에 오너 3세를 그룹 콘트롤타워 전면에 내세우며 3세 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같은 날 SPC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참여하는 협의기구 상미당협의체도 출범했다. 상미당협의체는 계열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된 경영 과제와 대외 환경 변화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협업 방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지주사 상미당홀딩스를 비롯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 삼립 등 주요 계열회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된다. 초대 의장은 도세호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다.
협의체에서는 대외정책과 커뮤니케이션, 컴플라이언스, 안전경영, 상생 등 협업과 시너지가 필요한 업무들을 분과 위원회로 운영한다.
‘변화와 혁신 추진단’은 외부 전문가 중심 체계로 개편한다. 이를 통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상미당협의체 주요 안건을 두고 객관적 검토와 자문 기능도 수행한다.
상미당홀딩스는 앞서 2026년 1월2일 원래 사명 파리크라상에서 피씨홀딩스로 이름을 바꾼 뒤 물적분할을 통해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법인 파리크라상을 설립했다. 이후 같은해 1월27일 현재 이름인 상미당홀딩스로 다시 사명을 변경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했다.
다만 노동계 등 일각에서는 오너 3세인 허진수가 이끄는 상미당홀딩스가 글로벌 전략·투자에 집중하는 사이 안전경영과 컴플라이언스 등 현장의 법적 책임은 사장단 대표이사들에게 넘기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된 법적 잣대가 오너 일가로 향하는 것을 차단하는 장치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둔화하는 성장, 낮아지는 수익성
상미당홀딩스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5조5693억 원, 영업이익 306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64.8% 감소했다. 순손실 286억 원을 내며 순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상미당홀딩스 매출이 감소한 것과 순손실을 낸 것 모두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SPC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립의 실적 감소가 지목된다. 삼립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3조3705억 원, 영업이익 387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59.3% 감소했다.
삼립은 2025년 실적 감소를 두고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생산중단을 비롯 타사 수입제품 확대 영향, 내수 부진, 밀가루 판가 하락, 경기 침체, 타사와 경쟁 심화, 외식 식재 매출 감소, 인건비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 ▲ 상미당홀딩스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반복되는 산업재해
SPC그룹은 최근 수 년 동안 생산현장에서 중대 산업재해가 잇따르며 안전관리 체계 개선 요구를 받아왔다.
SPC그룹은 안전설비 확충과 작업환경 개선, 생산공정 자동화를 위해 2025년 7월21일 ‘변화와 혁신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허진수가 의장을 맡고 계열사 대표이사, 주요 임원, 노동조합 대표, 사외위원 등이 위원을 맡았다.
김범수 삼립 대표이사 부사장은 2025년 7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2027년까지 안전에 624억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도 채 되지 않은 2026년 4월10일 경기 시흥시 삼립 시화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2명이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두 달 뒤인 6월10일에는 대구 달성군 샤니 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빵 반죽 정렬 설비에 오른팔이 끼여 중상을 입었다.
앞서 SPL 평택공장에서 2022년 10월15일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 작업 도중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회장은 사고 이틀 후인 10월17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같은달 21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오너의 사과에도 2025년 5월19일 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크림빵 생산라인 냉각 컨베이어에 끼여 숨지며 안전관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확대
파리바게뜨는 2023~2024년 프랑스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과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2025년 1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25년 1월1일부터 토트넘 구단·선수·경기장에 대한 지식재산권(IP) 사용권을 확보해 홈 경기장 내 매장 운영, 선수를 모티브로 한 빵·케이크·디저트와 굿즈 출시, 미디어 광고 콘텐츠 제작, 경기 관람 티켓 증정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과 손을 잡았다.
| ▲ 허진수 SPC 사장이 2025년 5월19일(현지시각) 프랑스를 방문한 한국 민간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특별 라운드테이블'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프랑수와 자코브 에어리퀴드 CEO,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손경식 CJ 회장, 바우터 반 베르쉬 에어버스 수석부사장, 허진수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한경협> |
△해외 매장망 확대, 2030년 북미 1천호점 목표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낸 이후 현재 3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9년에는 4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톈진시 서청경제기술개발구에 2만800㎡ 규모의 생산공장을 신설해 현지 확장 기반을 다졌다.
2005년 진출한 미국에서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등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열며 98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그룹은 2025년 말 미국 ‘프랜차이즈 타임즈’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기업 톱(TOP) 400’에 38위로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상반기에도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타, 보스턴, 신시내티 등에서 71개 가맹점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2030년까지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 1천개 이상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캐나다에는 2020년 6월 현지 법인을 설립해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퀘벡 등을 거점으로 가맹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개 매장을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싱가포르에서는 2019년 복합상업단지 ‘주얼창이’에 입점한 데 이어 번화가 오차드 지역 복합쇼핑몰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캄보디아 프놈펜(2024년 6월)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2024년 11월)에도 현지 파트너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진출했다.
△신사업 확장,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다각화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중심의 베이커리 사업을 넘어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22년 5월 미국 1위 그릭요거트 브랜드 ‘쵸바니’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1천억 원대 매출 창출을 중장기 목표로 내걸었다.
같은 해 9월에는 미국 기업 ‘잇저스트’와 합작해 식물성 달걀 ‘저스트에그’를 출시해 계열사에 공급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 삼립은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사료 제조·판매·수출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사업영역 확장 의지를 밝혔다.
△동생
허희수 꺾고 승계구도 우위 평가받아
허진수는 상미당홀딩스 지분 20.33%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
허영인 회장이 보유한 상미당홀딩스 지분 63.31%에 이은 2대 주주의 지위를 갖고 있다. 동생
허희수 사장은 12.82%, 모친 이미향씨는 3.54%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상미당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미당홀딩스 승계구도는 부친
허영인 회장에게 달렸다.
허영인 회장은 허진수를 승계구도에서 우위에 놓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허영인 회장은 2020년 4월8일 허진수에게 삼립 지분 40만 주를 증여했다. 이는 당시 주가 기준으로 265억 원 규모였다.
허진수는 해당 증여로 삼립 지분이 기존 11.68%에서 16.31%로 높아졌다. 동생
허희수 사장은 삼립 지분 11.94%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