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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AI 맞춤 요금제' 고가 유도 일색, 10월 '최적요금제 고지제도' 요금인하 취지 무색해질판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6-08-06 15: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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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AI 맞춤 요금제' 고가 유도 일색, 10월 '최적요금제 고지제도' 요금인하 취지 무색해질판
▲ 이동통신 3사의 AI 맞춤형 요금제 추천이 소비자 통신비 절감보다는 상위 요금제를 유도하는 데 치우치면서, 오는 10월 시행될 '최적 요금제 고지 제도'의 가계통신비 절감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챗GPT 생성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입자에게 맞춤형 요금제를 추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재보다 비싼 요금제를 우선 제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용자에 '최적 요금제' 고지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의 요금제 추천 알고리즘이 소비자 요금 절감보다는 상위 고가 요금제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과 이용 추세, 선호 혜택 등을 분석해 요금제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원 앱의 ‘나의 요금제 진단’에서 자체 AI ‘익시’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용자 데이터 사용량, 관심사, 멤버십·할인 이용 내역 등을 분석하고 요금제를 제안한다. 

하지만 실제 추천 결과는 통신비 절감보다 데이터 제공량과 부가 혜택을 늘린 상위 요금제를 우선 제시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월 6만6천 원에 데이터 80GB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LG유플러스 AI는 최근 사용량 증가와 한도 소진 가능성을 근거로 월 7만 원의 데이터 125GB 요금제를 우선 추천했다. 이 이용자의 그동안 데이터 사용량이 기본 제공된 80GB를 넘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OTT·VIP 혜택을 결합한 비싼 요금제가 먼저 제시됐다.

월 8만5천 원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다른 가입자에게는 데이터 이용이 적정하다고 진단하면서도 OTT·구독 혜택과 VIP 멤버십 등을 이유로 월 10만5천 원의 상위 요금제를 추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데이터 사용 추세와 요금제별 제공량·속도·부가 혜택을 종합해 추가 비용이나 반복적 요금제 변경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추천한다”고 주장했다.

KT의 마이케이티 앱에서도 고가 요금제 추천 사례가 확인됐다. 

월 4만9390원의 LTE 3GB 요금제 이용자에게 실납부 월 9만3390원의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월정액 11만 원의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테더링·로밍·멤버십 혜택을 늘린 월 13만 원 상품을 추천했다. 

SK텔레콤 T월드는 월 4만2천 원의 36GB 청년 요금제 이용자에게 OTT 선호도를 근거로 데이터 무제한과 유튜브 프리미엄 등을 결합한 월 10만9천 원 요금제를 추천했다. 

통신 3사의 요금제 추천 기준은 데이터 사용량 증가, OTT 선호도, 스마트기기·테더링 제공량, 멤버십 혜택 등으로 서로 달랐지만, 추천 사례에서는 모두 이용자가 현재 사용하는 상품보다 비싼 요금제가 우선 제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통신사는 맞춤형 요금제 추천을 가입자 편의와 선택권 확대를 위한 서비스로 설명하고 있지만, 통신사가 추천 알고리즘의 운영자인 동시에 요금제 판매자라는 점에서 구조적 이해상충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자에게 가장 낮은 비용의 요금제를 찾아주는 것보다 데이터 부족 가능성을 줄이고 부가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이 설계된다면 AI 추천은 통신비 절감보다 가입자당 평균매출을 높이는 마케팅 도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사 'AI 맞춤 요금제' 고가 유도 일색, 10월 '최적요금제 고지제도' 요금인하 취지 무색해질판
▲ LG유플러스 AI는 월 6만6천 원에 데이터 80GB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맞춤 요금제로 월 7만 원의 데이터 125GB 요금제를 우선 추천했다. 이 이용자의 그동안 데이터 사용량이 기본 제공된 80GB를 넘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OTT·VIP 혜택을 결합한 비싼 요금제가 먼저 제시됐다. < LG유플러스 유플러스원 앱 캡처>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이동통신 서비스 최적요금제 고지 제도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요금제를 안내하고, 데이터 이용량 등 관련 정보도 주기적으로 고지해야 한다. 이용자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문자나 이메일 등을 통해 최적 요금제를 안내받을 수 있다.

정부는 요금제가 다양해지면서 이용자가 자신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과 적정 요금제를 파악하기 어려워졌고, 적절한 요금제 선택을 통한 통신비 절감 차원에서 이같은 제도를 마련했다. 

제도가 시행되면 맞춤형 요금제 추천은 일부 가입자가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하는 부가 기능을 넘어 통신 3사 전체 가입자의 요금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처럼 통신비 절감보다 데이터 여유와 부가 혜택 확대를 앞세운 상위 요금제 추천이 반복된다면, 최적 요금제 고지가 오히려 고가 요금제 전환을 유도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들은 최적 요금제 고지 제도 시행 후에도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대해 한 통신사 관계자는 “최적요금제 고지는 아직 준비 단계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확정하거나 발표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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