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용석 하나캐피탈 사장이 상반기에 600%에 이르는 독보적 실적 반등세를 이끌면서 4대 금융 계열 캐피털사 순이익 1위 회복을 향한다.
김 사장 임기가 연말 끝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김 사장 연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큰 폭의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 <하나캐피탈> |
29일 하나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은행·증권·카드·캐피탈·생명·자산신탁 등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캐피탈의 실적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하나캐피탈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으로 1045억 원을 거뒀다. 2025년 상반기보다 599.3% 증가했다.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하나증권의 증가율 155.7%도 크게 웃돈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주식거래 활성화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크게 늘면서 순이익이 확대됐다.
충당금전입액 감소가 하나캐피탈 실적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캐피탈은 상반기 충당금전입액 비용으로 615억 원을 인식했다. 2025년 상반기보다 59.1%, 금액으로는 889억 원이 줄었다.
충당금전입액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충당금으로 쌓아두기 위해 장부상 손실로 처리한 금액을 의미한다. 추후 손실이 현실화하면 충당금을 사용한다. 손실이 발생하지 않거나 예상보다 작으면 충당금에서 환입해 다시 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다.
하나캐피탈은 상반기 충당금전입액 비용을 적게 인식했음에도 현재 충당금 수준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캐피탈은 6월 말 기준 3189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뒀다. 같은 시점 고정이하여신 규모인 3154억 원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동안 실적을 끌어내렸던 충당금 부담이 줄면서 하나캐피탈이 캐피털업계와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다시 존재감을 보이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캐피탈은 2026년 상반기 기준 4대 금융지주 캐피털사 가운데 KB캐피탈에 이어 순이익 2위에 올랐다. KB캐피탈과 순이익 차이는 33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92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하나증권과 하나카드에 이어 비은행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이 지금과 같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4대 금융지주와 하나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다시 순이익 1위 명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앞서 하나캐피탈은 2018년과 2020년 4대 금융지주 계열 캐피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김용석 하나캐피탈 사장이 2025년 1월 취임하면서 지주로부터 부여받은 ‘재무 체력 회복’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1994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뒤 기업여신심사부 심사역, 서울1콜라보장(본부장), 여신그룹장(부행장) 등을 지낸 ‘여신전문가’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는 2024년 12월 김 사장을 하나캐피탈 대표로 추천하면서 “여신심사역 경력을 바탕으로 영업점장 재임 당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 여신그룹장으로서 다양한 여신을 심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나캐피탈의 건전성을 개선하면서 그룹사와 협업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2025년 1월 2년 임기로 하나캐피탈 대표에 올랐다. 12월 말 임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 성과는 연임에도 힘이 될 수 있다.
김 사장은 하반기에도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실으면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의 건전성 지표 보면 여전히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 하나캐피탈이 순이익 회복세를 보이는 데 따라 하나금융지주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 |
2026년 6월 말 하나캐피탈의 연체율은 1.70%,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0%로 집계됐다. 3월 말과 비교해 연체율은 0.67%포인트 하락했으나 NPL비율은 0.44%포인트 올랐다. NPL비율은 총여신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연체율은 안정되고 있으나 아직은 남아있는 부실자산 정리에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7월14일 보고서에서 “2026년 들어 하나캐피탈의 대손부담률이 완화됐다”며 “2023년 수준으로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요주의이하 기업금융 여신과 해외대체투자 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부담과 최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가능성 등이 향후에도 수익성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사장은 2026년에도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하나캐피탈은 2026년 2월 발행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서 “2026년 경영목표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중점 추진 과제는 리스크 관리 강화와 함께 지속 성장하는 조직, 금융소비자보호·내부통제, 미래 인재 육성, 생산적금융·포용적금융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