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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드보복 계기로 해외사업 중심 동남아로 바꾸나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03-07 17: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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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중국의 사드보복을 계기로 해외사업의 중심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는 이날 39곳까지 늘어났다.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은 부진했는데 사드보복까지 겹쳐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의 돌파구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꼽힌다.

  롯데, 사드보복 계기로 해외사업 중심 동남아로 바꾸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2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롯데백화점이 830억 원, 롯데마트가 1240억 원을 봤다. 이 가운데 80%에서 90%가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이 중국시장에 20년간 10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며 공을 들인 노력이 무색한 셈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중국사업 영업적자는 3200억 원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보복에 직면하면서 롯데그룹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확대에 주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사업 비중을 줄이고 동남아시아에서 사업확대에 더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롯데마트는 중국사업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20% 줄었다. 반면 베트남은 23.2%, 인도네시아는 3.3% 증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매출규모는 2015년 3분기엔 중국보다 1천억 원가량 적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격차가 200억 원까지 좁혀졌다.

현재 롯데마트가 동남아 지역에서 운영하는 점포 수는 인도네시아 44개, 베트남 13개 등 모두 57개 규모다.

롯데건설도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해외인프라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은 최근 3300억 원을 들여 베트남 최대규모 쇼핑몰인 ’롯데몰 하노이‘ 건설에 착공했다. 쇼핑몰과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으로 구성되는데 운영은 각 계열사가 직접 맡게 된다.

2014년 세운 초고층 랜드마크  ’롯데센터 하노이‘에 이은 두 번째 복합시설로 완공 예정시기는 2020년이다.

롯데건설은 베트남 호치민에도 2조 원을 들여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주거시설, 호텔 등으로 이뤄진 에코스마트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중부와 남서부에서 고속도로 공사 3건도 시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베트남 면세사업권을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면세사업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베트남 진출을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미 인도네시아에는 자카르타 공항점과 자카르타 시내면세점을 통해 진출했다.

호텔롯데도 올해 베트남과 러시아에서 호텔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을 세워뒀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이르는 데다 전체인구의 60%가 30대 이하로 잠재적 소비여력이 높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세계평균의 2배인 6~7% 수준이다. 특히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의 경제성장률은 10%를 웃돌아 신흥 블루오션으로 손꼽힌다.

롯데그룹은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공략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억6천만 명으로 내수시장이 넓다.

롯데마트의 인도네시아 매출액은 2011년 8810억 원에서 2015년 1조150억 원으로 15% 이상 늘면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 사드보복 계기로 해외사업 중심 동남아로 바꾸나  
▲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롯데자산개발>
지난해 11월에는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사업법인의 법인장을 현지인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중국사업의 철수 가능성은 부인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와 관련해 롯데마트 매장철수 등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고 중국사업 효율화를 위한 움직임을 예전처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해외사업의 무게추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겨질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재계 5위의 대기업인 롯데그룹이 사드보복에 크게 흔들리는 것은 사업비중이 한국과 중국, 일본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보복도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겠지만 언제든지 다른 문제로 이런 보복조치를 또 할 수 있는 만큼 중국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하게 될 경우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롯데그룹은 사드보복 이전에도 어차피 중국사업이 부진했다”며 “사드사태를 계기로 적자뿐인 중국사업을 축소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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