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시장에서 대형LCD패널 업황을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의 실적 변동성에서 벗어나고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대형패널공장 신규투자를 올레드패널에 집중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올해 대형LCD패널의 가격상승폭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 등 신사업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기 전까지 성장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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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고 연구원은 LCD패널가격의 상승으로 글로벌 TV업체들이 패널구매를 줄이고 있는데다 중화권업체들이 올해 상반기부터 일제히 신규 LCD공장 가동계획을 세운 데 따라 이런 변화를 예상했다.
대만 이노룩스와 중국 BOE는 3월, HKC는 5월부터 8세대 이상 대형LCD패널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초기 수율문제를 고려해도 3분기부터는 공급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증권 역시 업황악화에도 꾸준히 가격상승을 보이던 50인치 이상 대형LCD패널의 가격상승이 3월부터 멈추고 2분기에는 점진적으로 LCD패널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삼성전자 등 주요 TV업체들이 대형TV패널 재고축적에 들어갈 것”이라며 “LCD패널 가격도 지속적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LCD패널의 특성상 공급량과 TV업체들의 수요에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중국업체들의 본격적 시장진출시기를 놓고도 관측이 엇갈린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의 대부분을 대형LCD패널에 의존하고 있어 업황변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외부적 요인에 따라 올해 실적전망이 뒤바뀔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이런 실적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실적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의 투자방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에 증설하고 있는 10.5세대 규모 대형패널공장에서 LCD패널을 주로 생산할지, 올레드패널을 생산할지 고심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행사에서 직접 “신규공장의 투자방향을 놓고 시장에서 관측하는 것보다 100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에 투자할 경우 중국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대형패널 양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해 LCD패널 호황기에 수혜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LCD패널 업황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중국업체들도 예상보다 일찍 대량양산을 시작하는 상황에서는 대형 올레드패널에 투자의 무게중심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여러 상황을 고려해 투자계획을 확정할 것”이라며 “연초 발표했던 것과 같이 대형 올레드패널에 투자하겠다는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올레드TV는 화질에서 앞선 평가를 받지만 LCDTV보다 가격이 너무 높아 가치를 증명하기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올레드패널의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제품을 얇게 만들거나 스피커를 일체화한 올레드TV가 LG전자와 소니 등 제조사에서 출시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레드TV패널의 최대 장점은 기존의 LCDTV와 차별화되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점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올레드TV패널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64%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 올레드패널 공장증설이 확정될 경우 생산량이 증가하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성장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화권업체의 대형LCD패널 증설 영향으로 성장성을 정명하는 데 약점을 안고 있었다”며 “올레드 중심으로 생산을 전환할 경우 중국업체의 진출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해도 올레드패널로 수익성을 충분히 방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에서 LCDTV의 출하량 성장률은 올해까지 3년 연속 0%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술을 앞세워 교체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올레드TV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연구원은 “LCD패널 업황변동이 이전보다 더 잦아진 것은 LCDTV의 수요정체와 깊은 관련이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로 구조적인 사업전환을 이뤄내 LCD시장에서 점차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