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6-07-21 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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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8월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예비경선에 돌입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집권여당 당권을 둘러싼 경쟁도 본궤도에 올랐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성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전 총리가 정부와 발맞추는 '당정 일체'를 강조하는 반면 정 전 대표는 당원주권과 개혁 완수를 앞세운 '당 중심' 운영을 내세우며 권리당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마치고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첫해 국정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집권 2년 차에는 검찰개혁 등 국정과제 추진과 2년 뒤 총선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든다. 이번 전당대회의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역할과 당정 관계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 임기가 2년차에 접어들었다. 지금이야말로 국정 전반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할 때"라며 "1년은 준비하는 과정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달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기 초에는 큰돌을 집어내는 데 주력했다면, 큰돌은 대충 집어냈고 이제 중간돌·잔돌을 집어내야 할 때"라며 국정의 속도를 높여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대통령이 국정 추진 속도를 주문한 만큼 여당 지도부에도 정부와 호흡을 맞추면서 국정 과제를 뒷받침할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초기에는 정부가 국정 운영의 기반을 다지는 데 당이 힘을 모으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면 이제는 검찰개혁 등 핵심 개혁 입법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복합적 과제를 안게 됐다. 정부와 당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당대표가 국정 운영과 당 운영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가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력한 두 후보가 제시하는 집권여당의 역할에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당심이 어떤 형태의 당정 관계를 선택하느냐가 전당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규정하는 데 가장 큰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전날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명청(이재명·정청래)대전을 끝내야 한다. 자기 정치와 사당화로 당정 갈등을 일으키는 당 대표는 안 된다"며 "반명 분열주의를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집권 1년 차에 전당대회가 이렇게 거칠어질 이유도 없고 얘기가 나올 필요도 없다"며 "거기에 지난 지도부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지도부를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표현은 '정부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집권여당'이다. 그는 당대표가 되면 국무회의가 끝난 뒤 당도 정부와 보조를 맞춰 정책을 추진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정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와 달리 당의 개혁성과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정체성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전날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전통적 지지층 이반현상과 상실감이 있다"며 "당원들이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드는 데 나서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연임 도전 이유를 밝혔다. 또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당원 주권주의를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통한 검찰개혁 완수도 차기 지도부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산토끼를 아무리 잡아온들 집토끼가 집을 나가면 총선·대선은 무망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당원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당의 개혁성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당원들의 요구를 국정에 반영하는 정치적 구심점으로서 당 대표 역할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왼쪽부터)김보미·고민정·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대표는 이날 김 전 총리의 '반명 분열주의' 발언에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페이스북을 통해 "반명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 반명"이라고 맞받아치며 "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킬테니 당원들께서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현재까지는 김 전 총리가 다소 우세한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20일 발표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전 총리 22.4%, 정 전 대표 20.5%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인 1.9%포인트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전 총리 38.3%, 정 전 대표 27.6%로 김 전 총리가 10.7%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권리당원 1인1표제'를 도입했다.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결과 70%, 국민여론조사 결과 30%다. 이에 따라 특정 조직 기반보다 얼마나 폭넓게 권리당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다만 김 전 총리가 당정 일체를 통해 국정 안정과 정책 추진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다면 정 전 대표는 당원주권과 개혁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결국 이재명 정부 성공의 기반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권 경쟁을 넘어 집권 2년 차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집권여당의 운영 방식을 선택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당심이 정부와의 일체감을 앞세운 김 전 총리의 '당정 일체'에 손을 들어줄지, 당의 정체성과 개혁성을 강조하는 정 전 대표의 '민주당답게'를 선택할지가 향후 민주당의 당정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 자체조사로 17일과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허원석 기자